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꺼내든 이야기. 연못을 흐려놓은 오래된 잉어와 송사리의 합창론이 흥미로웠다. 동료들은 '송사리'라는 표현을 쓰지 말라고 했단다. 그래도 그는 그 연못을 지키고 살아온 '송사리들의 합창'이 갖는 '혁신'의 가치와 미덕을 열심히 설명했다.
그는 시인이다. 소설가이고 평론가다. 오랫동안 시민사회운동 현장을 지켜온 활동가다. 이것 말고도 이력은 다양하다. 광주미문화원점거농성으로 구속돼 감옥생활도 해보았고, 시민사회단체가 배출한 자치단체장을 돕기 위해 말단공무원도 경험했다. 함께 사회운동을 해온 선배(이광철의원)의 국회 진출로 아주 잠깐 동안 보좌관으로 현실정치 언저리에도 가보았고,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부대변인과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 사무처장으로 일하면서 남북교류의 생생한 현장을 지켜보기도 했다. 방송 진행자로도 일했고, 밥벌어먹기 위해 편집디자인 기획사를 운영했으며, 운동권들이 포진했던 인터넷 쇼핑몰 지역점장과 콘택트렌즈 대리점 사장도 해보았다. 그러나 수많은 직종을 섭렵하면서도 어느 것 하나 길게 유지할 수 없었던 것은 세상을 바꾸는 시민사회운동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운명(?)이었기 때문이었다.
1963년, 광주 태생이지만 그는 대학부터 30년 동안 오롯이 전주의 풍광과 정신을 껴안으며 살아온 온전한 전주 사람이다. 전북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시절 소설(전북대학술문학상)과 시(해양문학상)로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러나 그 뒤 소설은 한편도 쓰지 못했고, 시 또한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94년에 '시와 소설로 읽는 한국현대사'를 펴냈다. 그래서 지금 작가회의 평론분과 회원이다.
어릴 적 꿈은 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지금도 물론 꿈을 버리지 않았다. 모든 경험과 순간이 언젠가는 문학적 감성으로 발현될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사실 세상을 바꾸는 방식은 문학의 힘이 정치보다 더 크다는 것을 그는 안다. 그러나 끝내 정치의 길을 선택한 이유는 모든 변화의 정점이 정책제도화와 실행에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때로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정치현실을 관조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가 믿는 것은 따로 있다. 소통하는 정치, 이웃과 함께 하는 정치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과 지금 그의 내면으로부터 샘솟는 열정이다.
/ 대담=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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