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재단 설립이 물건너 가는 듯하다. 5년 동안 공방만 벌이다 결론없이 용두사미로 끝나려 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실시했던 용역사업과 숱한 토론회, 공청회는 무엇이고 조례 제정은 또 무엇이었던가. 할려면 하고 말려면 말지 왜 갈등만 증폭시켜 놓고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려 하는가.
이 문제의 중심에는 전북도의 어정쩡한 태도가 자리잡고 있다. 금방 추진할듯 하다가 반대의견이 나오면 뒤로 꽁무니를 뺐다. 그러다 다시 추진할듯 하더니 이제 백지화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전북도는 지난 7월 타지역 문화재단의 운영방식과 성과 등을 점검한 뒤 10월 말까지 쟁점을 정리해 빠르면 내년에 출범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마련한 출범안은 200억 원의 기금을 조성, 도의 일부 사업을 이양받아 시작하는 형태였다. 작은 조직으로 출범해 점차 기능이나 조직을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2개월 만에 입장을 뒤집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예산 확보가 쉽지 않고, 설립으로 인한 효과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의 예산 확보는 큰 문제가 아니다. 현재 조성한 문예진흥기금이 172억 원이 있어 28억 원만 확보하면 가능하다. 또 처음부터 대단한 효과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문제는 이같은 적은 기금으로 지금보다 나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과 문화예술계의 이해가 첨예하다는 점이다. 특히 소리문화전당 등 3대 기관의 수탁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사실 전국 11개 광역자치단체 문화재단의 운영상태를 보면 그리 탐탁치 않은 게 현실이다. 그 중 가장 낫다는 경기문화재단의 경우 1000억 원 이상의 기금을 갖고 운영하고 있으나 최근 박물관과 미술관의 법인화를 통한 유료화로 우려가 큰 상태다.
문화재단의 설립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관(官) 보다는 민간 전문가들이 주도해 창의적인 방향으로 나가는 게 정답이다. 상당한 기금과 인적 구성의 독립성 및 전문성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재단설립은 진행되어야 마땅하다. 일단 작은 규모로 출범해 기금을 불리면서 지역문화 정책개발과 문화예술 진흥지원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문화사업을 주도해야 한다. 전북도는 다시 중심을 잡고 문화재단 설립 백지화를 재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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