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마다 반영비율 제각각…학생들 고심
“이제는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정한 뒤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합니다.”
지난 30일 오전 10시 전주호남제일고(교장 김관수) 3학년 5반 교실.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나눠주기에 앞서 담임인 김영표 교사(46)는 “여러분이 준비한 결과보다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 수능이 너무 쉬워 변별력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시모집에서 눈치보기가 치열할 것”이라며 학교에서 만든 ‘정시 지원 계획표’를 먼저 배부했다. △(모집)군 △대학 △학과 △전형 요소별 반영 비율 △수능 활용 방법 △학생부 반영 방법 △수능 기준 등이 적힌 이 표는 대학마다 입시 요강이 ‘천차만별’이어서 학생 스스로 원하는 대학 목록을 작성해 이를 입시 상담 시 활용하기 위한 자료.
“고은지….”
김 교사가 1번 학생을 호명하자 일제히 탄성이 터졌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39번까지 성적표가 배부되는 동안 학생들의 표정은 엇갈렸다.
성적표를 받자마자 얼굴이 환해진 김수진 양은 “메가(스터디)에서 가채점했던 것보다 언어가 한 등급 더 나왔다”며 제일 먼저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김 양은 “서울에서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빼고 (수시모집 원서를) 다 넣었다. 제가 아는 것만 8개”라며 “수능 때마다 언론에서 변별력이 없다고 하는데, SKY 등 상위권 빼고 중위권은 변별력이 완전(히)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이 ‘우리 반 1등’이라고 가리킨 박진수 양은 “가채점과 똑같이 나왔다”며 “수시모집 우선 선발(입학 정원 70%) 조건에 들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연세대·고려대·서강대에 수시 원서를 냈다는 박 양은 언어·수리·외국어 모두 1등급을 받았다. 앞서 대학별 논술을 치른 그는 “정시모집에서 제가 가고 싶은 대학 수준보다는 수능을 못 봤다”며 수시 합격자 발표일인 오는 9일에 희망을 걸었다.
“모의고사 때보다 언어·수리가 1, 2등급씩 떨어졌다”는 김효진 양의 표정은 어두웠다. 이미 전북대 수시모집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김 양은 “정시모집에서도 전북대는 안 될 것 같아요. ‘물수능’이어서 다들 점수가 잘 나왔다고 하니까 등급 컷(합격선)도 오르지 않을까요”라며 걱정했다. “전북대 못 가면 대학에 안 갈 것”이라고도 했다.
“사립대는 학비가 비싸잖아요. 연년생인 남동생이 예체능 계열이라 내년 전주대 조리학과에 갈 텐데 학비가 부담 돼요.”
김 교사는 “가채점 점수를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어서 큰 동요는 없었다”며 “저희 반의 경우 평소 외국어에서 1등급 맞던 최상위권 두세 명이 2등급으로 떨어졌고, 중위권은 모의고사 때랑 비슷하게 나왔고, 하위권은 점수가 오히려 올랐다”며 전반적으로 ‘평년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입시 상담을 시작하는 12월 7일부터가 전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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