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서부 신시가지가 그럴듯한 도심공간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원룸촌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투기세력들의 한건주의가 작용한 측면이 크다.
일부 투기꾼과 공인중개사가 결탁해서 여러 채의 원룸을 지은 뒤 미등기 상태에서 프리미엄을 받고 넘기는 수법이 동원됐다. 투기세력은 미등기 전매를 통해 세금도 내지 않고 많은 이익을 챙긴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감언이설에 현혹돼 원룸을 매입한 일부 퇴직자들이 손실을 입는 사례도 있다. 요컨대 원룸촌으로 변질된 도심 공간 구성도 문제지만 미등기 전매로 인한 탈세행위는 끝까지 추적돼야 한다.
전주시내 원룸은 지난 2007년 5월부터 4년간 모두 2609채가 신축됐다. 덕진구에 769채(29.5%), 완산구에 1840채(70.5%)다. 완산구 원룸은 대부분 서부 신시가지에 집중돼 있다.
그런데 이중 상당수가 미등기 전매 또는 사전 입주를 통해 임대수입을 올리고 있다. 일부 건축주들은 사용승인을 받지 않고 입주시킨 뒤 수개월 후에 건축주 명의를 변경, 준공허가를 받기 때문에 취득세가 탈루되는 것이다.
원룸 3채를 지어 이런 방법으로 4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고 떠들어대는 사람도 있다. 원룸에 13명을 입주시킨 뒤 4개월 동안 임대수익을 올린 뒤 건물을 미등기 전매한 사례도 있다. 취득세와 재산세, 양도소득세가 탈루되고 건축주는 1억원 안팎의 임대수익도 챙겼지만 역시 한푼의 세금도 내지 않았다.
엄연한 탈세 행위다. 사전 입주는 소방·전기 등 건축물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여서 대형 사고의 위험도 있다.
마침내 감사원이 칼을 빼 들었다. 수도권의 투기세력이 전주로 내려와 원룸 투기 붐을 조성한 뒤 미등기 전매 방식으로 고액의 세원을 탈루했을 것으로 보고 감사를 벌이기로 한 것이다.
원룸 세금 탈루에 대해 감사원까지 나선 것도 이례적이지만 전주가 전국 처음이라는 것도 불명예스럽다. 하지만 불법이 용인돼선 안된다. 감사를 벌일 바엔 철저히 해서 일벌백계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왜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지 근원을 추적해서 제도적인 보완대책도 내놓아야 할 것이다. 현행 건축법 상의 문제는 없는지 면밀히 살필 일이다. 건물 준공 전까지 건축주 변경신고만 하면 준공 허가가 가능하도록 돼 있는 건축법 시행령의 허점 때문에 미등기 전매가 가능했다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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