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인프라가 취약한 상태에서 위험을 감내하면서 아이 낳기를 계획할 부부는 많지 않다. 그런데도 정부와 지자체는 입만 열면 출산율 저하를 걱정할 뿐 산부인과가 없는 출산사각지대 해소는 뒷전으로 미뤄놓고 있다. 저출산을 극복하고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엊그제 발표한 '분만 취약지 분류상황'을 보면 도내에서는 무주, 장수, 진안, 부안 등 4개 지역이 포함돼 있다. 이들 지자체는 정부가 추진하는 분만 취약지 지원 사업을 예산과 의료기관 부족 등을 이유로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 산모들은 분만실이 따라붙은 인근 도시권으로 나가 아이를 낳는 원정출산이 불가피하다.
분만 취약지 지원 사업은 지역에 분만실 있는 산부인과가 없어 발생하는 산모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안전한 분만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시작한 사업으로 비교적 참신하다. 정부는 이 사업에 선정된 지자체가 24시간 분만체계를 갖춘 거점산부인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비와 지방비 등 12억5000만원을 지원해 시설장비를 갖추게 하고 운영을 돕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난해 고창군이 사업신청을 중도 포기한데 이어 올해도 부안군이 신청 준비단계에서 예산문제에 부딪쳐 방침을 접고 말았다. 사업비의 50%를 자체 부담해야 하고, 예산이 마련된다고 해도 관내에 의료시설이 없어 사업신청의 걸림돌로 작용한 것이다. 이런 상황은 결국 출산율 감소와 인구 감소, 지역세 약화 등의 악순환이 우려된다.
물론 전북은 지난해 초부터 7월말까지 태어난 아동이 전년과 비교해서 625명(6.8%)이 증가한 추세여서 출산율 저하의 반전으로 기대는 하고 있다. 허나 이런 긍정적인 현상도 지나친 기대감은 금물이다. 지자체들이 열악한 재정여건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가며 출산장려를 하고 있어 한계가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아이들을 낳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인구는 일정 수준의 경제성장 동력을 유지하는데 불가결한 토대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안 하느니, 늦추느니 하는 염려는 할 필요가 없다. 근본적인 유인책은 출산의 저해요인을 제거해주면 된다. 출산율의 지표는 우리 삶의 질을 그대로 보여준다. 올 도정의 새로운 목표인 '삶의 질' 향상과 돌아오는 농촌정책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선거철을 맞아 한창인 복지 담론도 이와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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