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비리에 대한 경찰 수사가 '태산명동 서일필'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체육계 빨대 인사들이 줄줄이 엮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전북도체육회 소속 전무와 감독 등 3명을 입건하는 선에서 종결되는 모양이다.
대부분의 체육인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명감 하나로 선수를 지도하고 체육행정을 이끌어 온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수사가 진행되자 고질적 병폐를 도려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일부 병폐 때문에 성실한 지도자들의 명예까지 도매금으로 실추시킨 점은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비리를 덮어둘 수는 없는 일이다.
경찰에 입건된 비리 대상자는 전북도 체육회 소속 전무 겸 감독 2명과 감독 1명 등 모두 3명이다. 업무상 횡령 및 사기 혐의다. 어느 감독은 지난 2009년 4월부터 지난해까지 선수 영입비와 대회출전비, 훈련비, 훈련용품 구입비 등 모두 1억2000만원 상당을 횡령 또는 편취했다.
수법도 치졸하다. 선수를 영입할 때 약속 금액보다 부풀려 도체육회와 계약하게 한 뒤 부풀린 금액을 가로챘고, 납품업자와 짜고 허위영수증과 계좌내역 등을 만들어 도체육회에 제출한 뒤 업자로부터 차액을 되돌려 받기도 했다. 선수들의 숙박비와 식비 등을 부풀려 허위 계산서를 만들고 선수들의 월급을 임의로 사용한 일도 있다. 심지어는 선수 부모에게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횡령 또는 편취 금액중 일부는 체육복표(스포츠토토)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유흥비와 자신의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등 죄질도 나쁘다. 그런가 하면 연간 2000여만원씩 개인 돈을 써가며 지도해 온 감독이 선수영입비 1500만원을 편취했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체육계가 환골탈태해야 한다. 도체육회는 그제 체육계 비리에 대해 사과하고 보조금 집행 감시시스템 강화 등 근절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비리 사안이 대부분 도체육회가 집행실태를 제대로 감시했다면 사전 예방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체육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수방관해서 일을 키웠다.
지금 체육계 내부에선 체육회 수뇌부 비판 목소리가 크다. 근절책도 중요하지만 수뇌부의 책임 짓는 모습이 선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침체된 분위기를 되돌릴 수 없다. 그런 다음 지도자들의 보수 현실화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 비리가 재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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