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가 의정비를 인상시킬 모양이다. 의정비는 현재 월정수당 3120만원과 의정활동비 1800만원을 포함해 총 4920만 원이다. 최진호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태풍 피해 등으로 의정비 인상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4년째 동결된 의정비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말해 사실상 인상할 뜻을 내비쳤다.
내년도 의정비 지급기준을 결정할 의정비심의위원회 구성을 전북도에 요청하겠다는 것인데 의정비심의위는 의정비 인상이 타당한 지, 타당하다면 얼마를 인상시킬 것인 지 등을 심의하지만 그간에는 도의회의 요구가 대부분 받아들여졌다.
의정비 인상의 주요 명분은 4년째 동결됐다는 것과 물가인상이다. 도의원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도 있다. 생계수단을 전적으로 의정비에 의존하는 의원의 경우는 더 절박할 것이다.
이런 당위성을 이해하면서도 도민정서를 감안하면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도내 전역을 휩쓴 두차례 태풍 때문에 망연자실해 있는 도민들이 부지기 수이고, 경기침체로 자영업은 물론이고 건설업 제조업 모두 죽을 맛이다.
전북도의 재정여건도 밑바닥이다. 전북도의 재정자립도는 21.1%로, 전남도(14.6%)에 이어 꼴찌 수준이다. 이런 여건에서 4년째 동결했기 때문에 의정비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시군의회가 잇따라 의정비를 동결하는 것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민정서 때문이다. 정읍· 남원·고창·부안·진안 등 5개 시·군의회는 이미 내년도 의정비 동결을 결정했다. 도의회보다 시군의회가 오히려 더 성숙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의정비를 인상시킬 만큼 도의회가 일을 많이 했는가, 주민신뢰를 받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최근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 이에 동의하기 어렵다. 교육위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나면서 금융기관한테 300만원을 받은 사실이 공개됐다. 노석만 도의원의 경우 아들 명의의 'N타워컨벤션웨딩홀'이 불법 배짱영업을 했고 노 의원은 직계가족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상현 의원 등 도의원 3명도 지난 6월 "인사 청탁과 압력 행사 등으로 직권을 남용했다."며 시민단체들한테 고발당해 있다.
이런 실정인 데도 자정 노력은 없이 의정비 올릴 궁리나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열악한 재정여건과 지속된 경기침체, 서민 경제난 속에서 의정비를 인상하는 건 너무 이기적이다. 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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