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사업을 놓고 국회의원들이 하는 소릴 들어보면 화가 난다. 뻔한 얘기만 늘어 놓기 때문이다. 진일보한 얘기도 없이 다 나왔던 얘기를 반복해서 듣는 건 지겨운 일이다. 더구나 국정감사장에서 그런 경우라면 더 실망스럽다. 국정감사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게 핵심 아닌가. 이런 기능을 소홀히 한다면 직무유기다.
그제 열린 전북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새만금사업에 대해 여러 얘기들을 꺼냈다. 그런데 대부분 전북도의 건의사항을 되풀이했다. 립서비스 수준이다.
구체적으로는 이런 것들이다. "6개 부처가 개발하다 보니 추진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개발청 같은 추진기구가 필요하다."(선진통일당 이인제), "예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별회계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민주통합당 김춘진), "전주에서 새누리당 지역화합특위 첫 회의가 열리는 30일 새만금특별법 개정을 적극 논의하겠다."(새누리당 신성범), "개발속도가 느려 특별법 개정이 절실하다. 지휘체계 혼란이 많아 정비가 필요하다."(민주통합당 배기운), "새만금 방수제 농업용지 조성사업 600억원과 새만금 유역 2단계 수질개선 400억원 증액에 최선을 다하겠다."(새누리당 장윤석)
질의 내용이 새만금개발청과 새만금특별회계 설치, 미진한 예산 배려 등인데 이미 정부 관련 부처에 건의돼 있고 여야 대표들이 약속한 사안들이다. 진일보된 내용이 하나도 없다.
국정감사는 국정감사다워야 한다. 전북도 요구 사안을 앵무새처럼 되뇌어서는 국정감사라고 할 수 없다. 새만금은 명백한 국책사업이다. 1991년에 착공된 국책사업이 왜 미적거리고 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정부는 할 일을 제대로 했는지, 공약한 사안들이 약속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따질 건 따져야 한다. 그리고 문제점들을 들춰낸 뒤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준엄하게 물어야 한다. 그래야 재발되지 않는다. 대안을 마련하고 대책을 세우는 장치 역할을 하는 것이야 말로 국정감사의 본령이다.
김완주 지사도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질타하고 정치인들의 새만금 립서비스를 따끔하게 꾸짖어야 했다. 그들의 공염불에 그친 기만행위를 세상에 드러내야 했다. 국감장은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피감기관이라고 해서 수세적인 입장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도민 대표이기 때문이다. '물감'이라는 비판을 들어도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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