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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대책 부실이 내장사 대웅전 태웠다

정읍 내장사 대웅전이 불에 타 잿더미로 변했다. 지난 31일 오전 2시를 전후해 모조리 타버렸다. 한밤중에 산중 목조건물에서 발생한 화재이다 보니 불과 20∼30분 만에 전소되고 말았다. 화재 당시 내장사에는 10여 명의 승려 등이 있었고, 곧바로 119 신고를 했지만 불가항력이었다. 소방서는 20㎞ 가량 떨어져 있었고, 내장사에 배치됐던 소방차는 지난 7월 폐차됐다. 방수총도 없었다. 불을 끌 길이 없었다.

대웅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신 본당이니, 불교계로서도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일이다. 아름다운 연봉들이 병풍처럼 펼쳐진 내장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내장사 대웅전 소실은 참 애석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동안 사찰 화재는 국보 및 보물급 문화재 소실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당국은 목조 사찰의 방염처리, 소방차 배치 등 소방 대책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돌이켜 보면 사찰 등 목조 문화재에 대한 화재 대책이 심각한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내장사 대웅전의 경우 화재보험에 가입했을 뿐 국보나 보물급이 아니기 때문인지 방염 처리가 안돼 있었다. 지난 7월 소방차가 낡아 폐차했다면 곧바로 새 소방차를 배치하든, 여의치 않으면 방수총이라도 설치했어야 맞다.

지난 31일 배재정 의원(민주통합당)이 문화재청에서 받은 ‘소방서 출동 5분 이상 목조문화재 현황’ 자료에 따르면 도내 국보와 보물급 목조문화재 19곳 중 11곳이 소방서 출동 5분 이상 지역이었다. 익산 숭림사에는 보물 제825호 보광전이 있지만 방염처리가 안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19곳 중 7곳(36.8%)이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도 지정 목조문화재의 경우 전체 170곳 중 화재보험 가입은 17% 28곳에 불과했다. 도내 114곳의 사찰 중 자체적으로소방차를 보유한 곳은 금산사와 송광사 단 두 곳 뿐이다. 

이번 내장사 대웅전 소실과 관련 경찰은 전기 관련인지, 방화 또는 실화인지 그 원인을 찾아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당국과 불교계는 일단 불이 나면 제압하기 힘든 산속 목조건물을 지키려는 대책이 없었던 사실을 부끄럽게 알아야 한다. 이 총체적 부실을 바로잡아야 한다. 화재보험금으로든 시줏돈으로든 대웅전은 다시 세워질 것이다. 그러나 소방 대책이 부실한 수십억짜리 대웅전은 세울 필요가 없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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