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얼굴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해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크로스처럼 찾아왔던 얼굴없는 천사가 이번에는 27일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5030만원을 놓고 갔다. 벌써 올해로 13번째 뭉칫돈을 놓고가 모두 2억9775만원이 기탁됐다. 인심이 각박해지는 험한 세상에 한줄기 희망의 등불이 되었다. 나와 내 가족만 잘먹고 잘 살면 된다는 그릇된 가치관이 팽배한 지금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모든 사람한테 귀감이 되었다.
천사의 선행을 기다렸던 일부 시민들은 성탄절 앞에 아무 소식이 없자 내심 걱정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혹시 건강이 나빠져서 아니면 사업이 잘 안돼서 안나타 나는지 내심 걱정하면서도 나타날 것을 확신했다. 이 천사가 해마다 빠지지 않고 연말에 훈훈한 정을 몽땅 쏟아 주는 바람에 전주시민들에게 자긍심을 갖게 하고 있다. 분명 이 기부자는 전주시민의 우상이요 영웅임에 틀림없다.
영국과 불란서간 백년전쟁 중에 패전한 프랑스 칼레시민을 대표해서 가장 먼저 목숨을 영국 왕 에드워드 3세에게 바친 사람이 칼레시에서 가장 부자였던 생 피에르였다. 영국 국왕이었던 당시 에드워드는 워낙 프랑스 칼레시민들이 강력하게 저항하자 전체 시민을 몰살시키려고 작정했다. 하지만 칼레시 사절단이 찾아와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하자 에드워드는 그렇다면 전체 시민을 살려 주는 조건으로 6명을 처형키로 했다. 그때 생 피에르가 나서자 뒤이어 시장 변호사 등이 차례로 목숨을 바치기로 했다.
지금까지 '칼레의 시민'이 역사에 회자되는 것처럼 이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이 되고 있다. 특히 전주시에 이 같은 훌륭한 분이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자랑이요 긍지가 아닐 수 없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해서 남을 돕는 게 아니다. 분명 이 선행자가 밝혔듯 "자신의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어 이 같은 일을 하게 됐다"며 오른손이 한일 왼손이 모르게 좋은 일을 해 모두를 흐뭇하게 하고 있다.
아무튼 모두가 힘든 시기에 이처럼 세상을 밝게 비추는 한줄기 빛이 있어 희망이 되고 있다. 앞으로 전주시에 더 나아가 우리가 사는 세상에 이 같은 훌륭한 사람이 더 나왔으면 한다. 우리 모두는 천사의 아름다운 이야기에 거듭 박수 보내며 그의 앞날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 그가 있기에 우리 모두는 연말이 아름답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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