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치지도자가 각자의 자리에 만족하고 주민의 삶을 우선시한다면 무게추는 협력으로 기울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서로가 상대의 자리를 탐하거나 정치적 이념, 몸 담고 있는 정당이 다르다면 경쟁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협력과 경쟁은 피할 수도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건전한 지역발전이나 정치발전을 위해 필요충분요건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경쟁이 과열되고 그 경쟁이 순전히 개인적 영달이나 자리 보전을 위해서 이뤄질 때이다. 이는 정치행위의 핵심 이유이자 자신을 그 자리에 세워준 주민은 안중에도 없는 형태의 경쟁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지역 분열을 불러오고 지역 발전을 더디게 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지역사회에는 최악 상황인 것이다. 두 정치지도자의 협력이 눈부신 지역 발전을 일궈낸 사례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행정의 수장인 단체장이 지역발전을 위한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국회의원은 중앙무대에서의 정치력을 활용해 예산 확보 등을 지원하는 역할 분담이 맞아떨어진 결과일 터이다. 반대의 경우도 적지 않다. 비뚤어진 경쟁이 지속되면서 지역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는 뒷전으로 밀리고 이전투구가 난무하면서 쇠퇴일로를 걷는 지역이 한 둘이 아니다.
얼마 전 남원 순창을 지역구로 하는 진보정의당 강동원 국회의원과 이환주 남원시장이 낯뜨거운 장면을 연출했다. 남원 사매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강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던 도중 이 시장이 뒤늦게 도착하자 주최 측에서 이를 중단시킨 것을 두고 벌어진 사단이다.
강 의원은 페이스북에 "시장의 권위주의가 엄숙한 만세운동 기념식의 '국기에 대한 경례'를 멈추게 할 정도이니 그간 각종 행사에서의 불편한 사정을 알만하다"고 꼬집었다. 이에대해 이 시장 측은 "이 날 행사를 주관한 민간단체에서 자발적 판단에 따라 한 일이며 나의 의도와는 관계없는 일로 억울하다"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이 해프닝으로 둘의 불협화음이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사실 둘의 불편한 '동거'는 지난해 강 의원이 국회에 입성하면서부터 시작됐다는 것이 주변의 관측이다. 이 시장이 몸 담고 있는 민주당의 이강래 전 의원을 꺾고 강 의원이 당선됐으니 협력보다는 경쟁의 싹이 먼저 움틀 수밖에 없는 구도였다.
특히나 둘은 정당이 다르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적 색깔도 확연히 차이가 나는 데다 별다른 인연도 없다. 더구나 이 시장의 입장에서는 정치적 후견인으로 권토중래를 노리는 이 전 의원의 눈치 때문이라도 강의원에게'구애'하는 모습을 보이기 어려울 터이다.
하지만 이런 소모적인 경쟁이 지속된다면 날로 쪼그라드는 지역은 더욱 바닥으로 추락할 것이고 결국 둘의 정치적 장래도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공생의 길을 찾지 않는다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벌써 "두 정치지도자때문에 지역발전의 호기를 놓치고 오히려 지역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광범위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시민들은 정치적 뿌리가 다른 최진영 전 시장과 이강래 전 의원이 수년간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지역에 남겨놓은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만큼 예민하게 둘의 행태를 주시하고 있다. 공생할 것인지, 공멸할 것인지 이제 선택해야 한다. 침체일로를 걷는 지역사회의 주민들은 더 이상 기다려줄 여유와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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