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여행의 묘미

김별이 전주대 블로그 기자

며칠 전 집에 내려가기 위해 전주역을 찾았다. 나는 전주역을 들릴 때 마다 꼭 챙겨보며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작은 공간이 있다. '내일로' 여행을 하며 전주를 들러 준 소중한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들. 예전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짐이 아쉬워 대일밴드 종이에 적어서 밴드로 그 이야기를 붙여놓은 것을 본적이 있다. 그 글을 보자마자 그들의 작지만 강한 사랑의 힘이, 그리고 아픔이 느껴졌던 공간이다. 많은 추억이 담겨져 있는 전주역에서 이번에 내가 발견한 것은 '기차를 놓쳤다. 어쩔 수 없지 이게 여행의 묘미, 더 좋은 추억을 만들다 가자'라는 글이었다.

 

나는 이 글을 보자마자 마음이 뭉클했다. 여행을 할 때는 예정된 시간에 타지 못한 기차가 추억이 된다. 그것이 여행의 묘미라는 사람들이 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는 그런 묘미를 즐기지 못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느 것 보다 즐겁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인생이라는 여행 속에서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과정에 급급해 진정한 인생의 묘미가 뭔지도 모르고 모두들 한 곳을 향해 달려가고, 사람들 모두 상처입기 두려운 것처럼, '이 정도면 안전해.' '이정도면 상처가 깊지는 않겠지.'를 당연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도 안전한 것에 더 마음을 둔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을 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고 있다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라 판단한다. 그러면서도 삶은 늘 도전의 연속이라는 말을 듣고 산다. 어느 것에 도전을 해야 하는지, 누구에게 나의 도전을 존중받을 수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 존재하지만 도전이라는 것은 늘 우리들 주변에 존재하여왔다. 아직 나 또한 잡아본 적 없는 도전이라는 단어를 어느 누군가에게 강요하듯이 던져주고 싶은 마음은 아니다. 역에서의 짧은 만남의 글이 나에게 '돌아보다'라는 단어를 선물해 주었다는 말은 해주고 싶었다. 사람들은 잠시 멈춰서는 것도 두려워한다. 그리고 뒤돌아본다는 것을 위험한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나가는 방법만 학습 받아왔고, 강요받아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뒤돌아 내가 지나온 길을 조금 관찰해 볼 생각이다. 이러한 나를 혼내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나의 행동이 그 사람에게는 잘못된 행동이라는 판단이 들게 했다면 혼나면 된다. 그리고 혼난 만큼 도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만큼 응원이 되어 줄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는 응원이라는 가뭄에 시달려 메말라가지 않았나 생각해 보기도 한다.

 

지금이 아닌 더 먼 삶에는 지금과는 다른 시간이 존재할 것이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과거의 시간에 어울리는 모습의 인생이 있다면 변화하는 시간에 어울리고 존재하는 인생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아직 그 시간을 살아본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고, 혹 예측 가능하다 할지라도 그것은 단지 추측에 불과하다. 우리는 추측이 아닌 현실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미 만들어진 틀에 너무 얽매여서 자신을 만들어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들은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가 경험하지 못 한 것이기에 두려워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해 느끼는 두려움은 당연한 것이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외교 ‘강행군’ 여파 속 일정 불참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전주시 6시간 28분 49초로 종합우승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통산 3번째 종합우승 전주시…“내년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종합우승 전주시와 준우승 군산시 역대 최고의 박빙 승부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최우수 지도자상 김미숙, “팀워크의 힘으로 일군 2연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