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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시 합격 중국 출신 엄향란 "가족들 공부하는 내 모습 좋아해 대학 진학·우체국서 일해보고파"

▲ 엄향란씨가 여덟살 딸과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에 온지 8년이 된 엄향란씨(36)는 최근 고교졸업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중국에서 건너온 엄향란씨는 초등학교 1학년 딸과 다섯 살 된 아들을 두고 있다.

 

-어떤 과정에 합격했는지.

 

"중국에서 직업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직업고등학교는 2년제 학교였는데, 한국에서는 정규학교로 인정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얼마전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유치원 보육교사 양성과정의 교육이 있어서 그 교육에 참여하려 했어요. 그 교육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고교졸업장이 필요합니다. 마침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검정고시를 봐서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신청을 했어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고려검정고시학원에 위탁을 해서 검정고시에 응시할 수 있도록 지원했어요. 우리 고등학교 졸업과정은 5명이 교육을 받았는데, 중학교와 초등학교 졸업과정을 공부하는 친구들은 30명 정도 됐습니다. 공부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재미있었어요."

 

-무엇이 힘들었는지.

 

"아이들 돌보고 살림도 해야 하고 남편도 챙겨야 하잖아요. 집에서는 사실 공부를 조금밖에 하지 못해요. 집안일을 하다보면 공부에 집중을 하지 못하거든요. 공부는 대부분 학원에 가서 했어요. 학원에 가면 선생님이 설명도 잘해주시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도 있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공부할 때 힘든 것은 용어가 많이 생소해서 어려웠어요. 과학과 수학에서 말하고 있는 공식과 용어가 너무 어렵고 힘들었어요. 이제 공부도 하고 합격하고 나니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생겼어요. "

 

-가족들은 잘 협력해줬는지.

 

"남편이 검정고시에 응시하라고 적극적으로 권했어요. 남편은 공부하는 것이 안하는 것보다 좋으니까 공부하라고 독려해줘서 검정고시 공부를 할 수 있었어요. 아이들도 좋아해요. 아이들은 "엄마도 공부해"라고 하면서 엄마가 자기들처럼 공부하는 것이 보기 좋았나 봐요. 공부를 하면서 역사과목은 중국에서 배웠던 것과 달라서 좀 혼란스러웠어요. 때로는 남편과 역사문제를 놓고 갈등도 있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중국의 관점에서 역사를 가르치지만, 한국은 한국의 관점으로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역사과목을 좀더 배우면서 한국의 역사를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앞으로 계획은.

 

"공부를 더해서 우체국 쪽에서 일해보고 싶어요. 여건이 되면 방송통신대학교도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보육교사도 해보고 싶어요. 꿈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이지훈(전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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