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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캠퍼스가 변화한다] 학생이 소비자 겸 판매자…대학 '생활협동조합' 신풍속도

전북대, 문구점·서점 등 빼고 학교가 직접 수익 관리 / 편의점 등 단순 상업시설 늘리는 것에 부정적 견해도

▲ 전북대 학생회관 상가 모습.

대학생들은 대부분 학교 안에서 생활한다.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웬만한 물건은 학교 매점에서 사며 책이나 복사도 교내에서 해결한다. 술값이나 주거비를 제외한 생활비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지출하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생은 소비자이자 판매자인 셈이다. 대학 곳곳에서 생활협동조합(생협)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대학가에서 '윤리적 소비와 지출'을 강조하는 생협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학 내에서 이뤄진 소비의 이익과 결과물을 구성원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가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성공적인 사례가 이어지면서 생협 설립이 급격히 늘고 있다.

 

현재 생협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총 33개교에 이른다. 이 중 충남대 등 6개교가 지난해에 생겼다. 올해도 서울과학기술대와 고려대에 생협설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됐고 가천대, 한국과학기술원, 순천향대는 설립 발기인을 모으고 있다.

 

대학 생협은 공동구매를 통해 싸게 물건을 구매한 뒤 거의 이익을 붙이지 않고 판매하기 때문에 시중보다 가격이 5~10%싸다. 이익은 대부분 학생과 학교 복지를 위해 사용된다는 장점 때문에 구성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생협을 들여다 봤다.

 

-생협이 들어선 대학들

 

조선대의 경우 해마다 5600만원을 학생 장학금으로 기부한다. 1998년 생협이 설립된 이화여대 역시 생협 모니터링단으로 활동하는 조건으로 매 학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50명에게 8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한다.이대 측은 운영하는 식당과 매점에서 판매할 상품을 학생들에게 공모해 실제 상품화하기도 한다. 학교마다 생협 운영 방식은 차이가 있다. 연세대는 큰 규모를 감안 약 20% 가량을 위탁으로 맡기고 있다. 반면 이대와 조선대 등은 최대한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서울대처럼 재단과 교수들이 학생과 함께 이사진을 구성한 곳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대학은 학생 위주의 운영을 고수한다.

 

생협이 모든 대학에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생협이 집중하는 사업들은 대부분 학교의 수익과 직결되는 매점이나 식당과 연계돼 있다. 생협이 출범하면 학교는 그만큼의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사립대에서는 생협의 출범을 막거나 대학 재단 측과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

 

2000년 생협을 만든 세종대는 대학 생협의 모범사례로 불릴 만큼 재기발랄한 사업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2009년 재단 측이 생협사업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히면서 법정 소송으로까지 불거졌다. 현재는 재단 측이 생협의 교내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 전북대학교 캠퍼스 안에 자리잡은 편의점.

-전북대에도 들어선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전북대의 경우, 1984년만 해도 4개였던 임대매장이 2009년에는 18개로 늘어났었다. 그러나 2009년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이용률이나 서비스 질 저하 등이 지적되면서 대거 소비자생활협동조합(당시 전북소비조합) 직영체제로 전환됐다.

 

당시 대학 본부측은 매장 이용률 및 선호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선호도가 높은 문구점과 서점, 복사실, 안경점 등을 제외한 임대매장을 모두 직영으로 바꿨다. 직영은 학교(소비조합)에서 직접 수익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직영으로 소비조합의 수익구조는 개선됐다. 그러나 대학 내에 대기업 자본이 무분별하게 침투하고 있는 것과 관련된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전북소비조합에서 소비자생활협동조합으로 변화되면 뭐가 달라지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지난해 5월부터 대학생협으로 이전됐다. 일반기업이나 기존의 소비조합과 달리 대학생협은 학생들이 운영주체로 참가할 수 있다. 기존의 소비조합은 교내 부속기관은 아니나 행정기구에 영향을 받으며 운영돼 학생들은 이용자로만 남는 형태였다. 이에 반해 생협은 생협 이사회에 학생이사가 참여해 학생들의 후생을 위해 활동하는 등 학생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조합 운영에 대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대학생협은 대학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교직원, 학생들이 조합원이 돼 학교 후생복지시설 운영의 주체가 되기도 하고 생활의 문제들을 함께 풀어가는 단체다. 이전의 소비조합학교 행정조직과는 별개로 구성된 비영리법인으로 후생복지사업을 전담해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협 박재현 과장은 "조합운영에서 발생하는 잉여금은 총회를 통해 장학금, 발전기금, 시설제 투자 등 학내 구성원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되고 일부는 조합원에게 출자금 등의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

 

-편리함 VS 소비문화조장

 

대학 내 매장은 지역 상권 보호라는 지역사회의 책임과 수익성 확보라는 충돌되는 가치의 중간점에 놓여있다. 그렇기에 대학내에서는 생협에 대해 찬반의견이 엇갈린다.

 

전북대 생협의 경우, 교보문고(서)와 CU(매점) 등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김지나(전북대 4)씨는 "대학도 시대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며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면 의견조율과 충분한 설명이 선행돼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권연주(전북대 3)씨는 "대학 내 소비를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어 멀리 나가지 않아도 캠퍼스 안에서 생활권을 형성할 수 있어 편하다"명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천지연(전북대 4) 씨는 "단순 상업시설을 늘리는 것은 별로 보기 좋지 않다"고 밝혀 부정적이었다.

                                                              이민주

                                                      (전북대 신방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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