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4 지방선거가 8개월이나 남았는 데도 벌써부터 공천 횡포가 기승을 부리는 모양이다. 일부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출마의사를 가진 예비후보들을 줄세우고, 자기 사람을 노골적으로 미는가 하면 비협조적인 사람들에 대해서는 찍어내는 등의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국회의원 부인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니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정당 공천제는 잘만 운영하면 책임정치를 구현할 수 있고, 우수 인재나 신인을 발굴할 수 있으며, 비례대표제를 통해 정치 약자나 직능대표 등을 정치에 입문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고, 공천권이 사유화됨으로써 공천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점, 특정 정당의 특정 지역 싹쓸이가 고착화되는 것 등은 역기능이다.
지난 대선 때 여야 모두가 기초 지방선거의 정당공천 폐지 공약을 내건 것은 그 역기능이 너무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공천을 받으려면 국회의원의 '몸종'이 돼야 하고 공천헌금을 갖다 바쳐야 했다. 이런 일로 법적 조치를 당한 사람도 많다.
이런 폐해 추방에 앞장 선 것이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당원투표를 통해 공천폐지를 당론으로 결정했다. 그런데도 일부 민주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들이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구태를 되풀이하고 있으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이를테면 갈등을 빚었던 도의원을 현역 국회의원이 살생부에 올리고 대신 특정 기초의원을 도의원 공천에 내정했다거나, 국회의원들이 자신에게 비협조적이었던 사람에 대해 공천 배제설을 흘리며 줄세우는 등의 행태 등이 그런 것들이다.
또 어느 지역은 국회의원 부인이 특정 입지자의 부인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심지어는 국회의원이 기초단체장 후보로 특정 입지자에 대한 지지 입장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공천권을 사유화하고 있는 전형적인 사례들이다. 공천권을 무기로 횡포를 부린다고 해야 정확할 것 같다. 겉으론 공천폐지를 외치고 속으론 공천권을 사유화하고 있다면 누가 민주당을 지지하겠는가.
이런 식이라면 공천폐지가 결정돼도 현역 국회의원들의 내천을 통한 기득권 지키기는 계속될 것이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공천 기득권을 내려 놓겠다고 천명하길 바란다. 그런 뒤 공정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따라 후보를 내야 할 것이다. '안철수 신당'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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