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에게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은 견디기 힘든 고통의 계절이다. 특히 노숙인에게 긴긴 겨울밤은 지옥 같다. 해가 지고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황소·칼바람까지 세차게 불면 인적을 피해 찾아들어간 시설물 구석에 웅크리고 누워 꼼짝하지 못한다. 추운 겨울밤을 술기운으로 지내려고 술을 자주 마시고, 끼니를 거르기 일쑤인데다 먹는 음식이 성기다보니 영양 상태도 좋지 않다. 건강도가 떨어지다 보니 일용직 일자리도 얻기 힘들다. 죽지 못해 살아가는 노숙인들에게 삶은 고통일 뿐이다.
노숙인 당사자의 고통만 있는 것이 아니다. 노숙인들이 길거리를 헤매거나 빈 건물을 이용하면서 생겨나는 화재와 범죄 등 사회적 부작용도 많다. 노숙인들이 일을 하지 않는 것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다.
이 때문에 자치단체마다 노숙인에 대한 사회 안전망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무료 급식소와 쉼터 등이다.
전주시도 겨울철을 앞둔 지난해 말 노숙인 겨울나기 종합대책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노숙인 보호 종합상담실을 설치하고, 주민센터와 경찰 지구대 등이 순찰을 통해 발견한 노숙인에 대해 주거·급식·의료·일자리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그 결과 14일 현재 전주시내 노숙인 쉼터에는 7명의 노숙인이 입소해 생활하고 있다.
문제는 노숙인 대책이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큼 적극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노숙인 대책 담당자가 노숙인 지원 서비스 정보를 제대로 모르고, 기관 간 유기적 대책도 소홀하다. 인력이 부족하니 쉼터 입소를 거부하는 노숙인들에 대한 적극 대처가 이뤄질리 만무하다.
노숙인은 대부분 육체·정신적으로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다. 과거 큰 상처를 받아 고통받고 있거나 혼란스러운 상황에 있다. 국가나 지자체가 나서 노숙인들의 상태를 관리하고 그들이 홀로서거나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의료와 일자리 제공 등 현실적 도움을 주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행정의 ‘종합 대책’만 있을 뿐 예산과 전담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지역사회 비영리 단체 등의 활동도 제한적이다. 그야말로 ‘관심 표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복잡한 인간사회에서 노숙인은 불가피한 산물이다. 그들은 범죄자가 아니고 잠시 방황하고 있는 병자일 뿐이다. 노숙인들이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회복하고 인간으로서 홀로서도록 돕는 것이 국가와 지역사회가 할 일이다. 당국은 노숙인 대책을 종합적으로 점검, 효과적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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