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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문화의 진화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열풍을 몰고 왔다. 확산의 힘은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에 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현대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색경화증)’에 대한 관심과 후원을 모아내기 위해 시작된 사회운동이다. 참여자는 얼음물을 뒤집어 쓰거나 후원을 하게 되는데, 이후 24시간 안에 다시 대상자 3명을 지명해 참여하게 하는 릴레이방식으로 운동을 확산하고 이어간다. 얼음물을 뒤집어 쓰지 못하는 경우엔 100달러를 대신 기부하도록 되어 있다. 기부문화의 진화다.

 

올 여름부터 급격히 퍼지기 시작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 애플 CEO 티모시 쿡, 페이스 북 CEO 마크 주커버그를 비롯, 스티븐 스필버그, 리오넬 메시, 레이디 가가 등 각 분야 세계적 명사들이 참여하면서 확산의 가속도가 붙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대상자로 지목받아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대신 100달러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답했으며 러시아 푸틴 대통령도 지목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역과 계층, 분야를 가리지 않고 아이스 버킷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인과 연예인들의 아이스 버킷 참여가 늘어나면서 인터넷에는 그들의 동영상과 사진이 연일 중계되고 있다.

 

유행처럼 번지다보니 부작용도 없진 않은데, 경우에 따라서는 취지가 가려지고 홍보 수단으로만 이용된다는 반론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운동이 가져온 기부문화의 성과는 놀랍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처음 시작한 미국의 ALS(근위축성 측삭경화증·루게릭병) 협회는 지난 8월 29일까지 기부금 1억 90만 달러를 모금했다고 밝혔다. 행사를 시작한지 한달 만이다. 이 협회의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은 280만 달러였다니 놀라운 변화다. 한국루게릭병협회 역시 아이스 버킷 운동이 본격화된 지난달 이후 기부액이 2억원을 넘었다고 밝혔다.

 

이 운동이 퍼져나가면서, 좋은 취지로 시작되었지만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환자를 후원하는 본질보다 홍보수단으로 전락하거나 유명인들의 인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의 변질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돌아보면 이 운동 만큼 짧은 시간에 기부문화를 대중화시킨 사례는 거의 없다.

 

사실 릴레이 방식의 캠페인은 그동안에도 여러 분야에서 시도되어왔다. 그러나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독특한 방식은 기부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주면서도 기부를 독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한 사례다.

 

의미있는 일을 서로에게 권할 수 있다면 건강한 사회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확산을 아직은 반가운 마음으로 주목하는 이유다.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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