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가 관사 매입에 대한 도민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이를 줄여서 추진키로 했다. 비난을 피하려는 꼼수인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선거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도민들에게 봉사와 헌신의 자세를 보였으면 한다.
전북도의회는 18일 관사 매입에 따른 도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해, 애초 추진했던 아파트 매입 대신 다가구주택(원룸형 주택)을 임차해서 사용키로 했다. 예산도 관사 매입비 3억1000만 원을 1억5000만 원으로 삭감하고, 여기에 집기 구입비 700만 원을 더해 의결했다. 한 발 물러선 것이긴 하나, 일단 관사를 두기로 한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우리는 아직도 관사에 집착하는 도의원들의 권위의식과 자기중심적 사고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는 권위주의 시대의 산물인 관사를 없애는 추세에 역행한다는 점이다. 6·4 지방선거 이후의 사례만을 보자. 단체장과 교육감 대부분이 기존의 관사 입주를 하지 않고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줬다. 대표적인 예가 남경필 경기 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다. 남 지사는 47년간 관사로 사용해온 2층짜리 단독주택을 결혼식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원 지사는 관사 대신 사택을 마련해 입주했고 관사는 박물관 등 활용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나아가 관사를 매각 또는 임대해 재정에 보태는 곳도 많다. 세종시는 시장과 정무부시장 관사의 전세금을 회수해 시 재정에 넣기로 했다. 목포시장과 곡성군수는 관사를 매각해 시와 군의 부채를 갚는데 사용하고, 무안군수는 군에 월 20만 원의 임차료를 내고 관사를 사용하고 있다.
둘째는 실질적으로 도내 어느 곳도 도의원이 의회활동을 하지 못할 만큼 먼 거리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도로망이 잘 갖춰져 도의회에서 가장 먼 무주 장수 고창 부안 지역도 승용차로 1시간 남짓 거리에 불과하다. 이곳을 매일 출퇴근하는 공무원이나 교사 등도 수두룩하다.
심지어 해마다 100일 이상 폭풍주의보로 꼼짝없이 발이 묶이는 섬에 사는 전남지역 도의원도 아직 관사 마련을 요구한 적이 없다. 꼭 필요하다면 도의원 자신이 사비로 거처를 구입하는 게 맞다.
파킨슨 법칙에 따르면 일단 임대 관사를 구입했으면 정식관사를 마련하는 게 다음 수순이다. 또 전기 수도 전화요금 관리비 등도 떠넘기게 되어 있다. 굳이 밑바닥인 전북도의 재정자립도나 도민들의 위화감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관사 마련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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