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女 김지연·男 권영준 / 단체전 맹활약 金 거머쥐어
국민들을 감동시킨 익산의 남·여 검객이 나란히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미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며 유명해진 미녀검객 김지연(26)과 무명에서 지난해부터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권영준(28)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3일 저녁 인천에서 열린 펜싱 사브르 여자 단체 결승전에서 익산시청 소속 김지연은 이라진·윤지수·황선아와 함께 중국을 45-41로 따돌리고 아시아 왕좌에 올랐다.
팀의 큰 언니이자 에이스인 김지연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이 도입된 이후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한을 풀어낸 기록도 세웠다.
이번 대회에서 에이스 김지연의 각오는 남달랐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챔피언에 오르며 ‘미녀 검객’으로 명성을 떨친 그는 아시안게임에서도 여유로운 금메달이 예상됐다. 하지만 개인전 결승에서 후배 이라진에게 체력에서 밀리면서 은메달에 만족했다. 그는 후배를 칭찬하면서도 “단체전에서 꼭 금메달을 거머쥐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이랬던 김지연의 각오는 결승 출발에서 삐걱댔다. 한국은 결승에서 역전과 동점을 허용하며 피를 말리는 접전을 이어갔다. 김지연이 2라운드에서 7점을 따내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6라운드에서 30-28 역전에 성공했다.
김지연과 선천의 마지막 9라운드. 김지연이 7초 만에 득점을 올리며 41-33으로 앞서갔지만 선천이 내리 7점을 따내며 41-40까지 추격했다. 김지연은 수차례 공격을 시도했지만 계속 동시타가 이어졌고, 결국 선천이 점수를 따 41-41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동시타가 계속되면서 김지연의 노련함은 선천을 앞서갔다. 마지막 점수를 따내는 순간 김지연은 런던 올림픽 결승전에서처럼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환호했다. 김지연은 “마지막에는 막막했다.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며 “고비가 있었지만 마지막에 정말 짜릿했다”고 말했다.
부산이 고향인 김지연은 어려서부터 태권도와 육상으로 기초체력을 다지고,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언니들과 놀기 위해 펜싱을 시작했다. 이렇다할 입상을 못해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2011년 국가대표로 선발돼 큰 대회에서 수상을 이어가며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세계를 제패하며 미녀검객으로 사랑 받기 시작했다.
김지연과 함께 훈련해온 권영준의 금메달은 더욱 값지게 다가온다. 스물여섯의 적지 않은 나이가 돼서야 국가대표에 선발된 그는 무명 중의 무명이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남자 에페 단체 결승전에 나선 그는 지금까지의 무명의 한을 풀어내는데 충분했다.
남자 에페 대표팀의 허리에 해당하는 권영준은 신장 188㎝, 체중 82㎏으로 가장 당당한 체격을 갖췄다. 공격의 도달 거리가 길기 때문에 체구에서 열세에 있는 대표팀 단체전 동료들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선수로 꼽혔고,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권영준은 2012 오사카 아시아펜싱선수권 단체전 1위, 2013 상하이 아시아펜싱선수권 개인전 2위에 이어 지난 7월 현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출전한 카잔 세계펜싱선수권에서 첫 단체전 은메달을 따내는 등 2년 만에 한국 펜싱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특히 권영준은 이번 대회에서 숙적 일본을 상대로 따낸 짜릿한 금메달, 그것도 아시안게임 3연속 금메달의 주인공이어서 더욱 큰 의미를 가진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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