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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2% 시대

요즘 주유소에 가면 떨어진 기름값에 기분이 괜찮다. 같은 가격을 지불하고 종전보다 1리터 정도의 기름을 더 넣을 수 있다. 장거리 운행이 잦은 운전자에게는 짭짤한 효과다.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가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87달러 선, 세계 원유시장의 기준이 되는 북해산 브랜트유도 85달러선까지 하락하는 등 세계 원유시장이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동 정세는 유가와 관련이 컸다. 그동안 분석대로라면 이슬람 무장단체 IS 활동 등 최근의 몇가지 중동 긴장 분위기는 생산량 감소, 유가 상승으로 이어져야 맞다.

 

중동의 산유국들은 요즘 비상이다. 국제에너지기구 IEA에 따르면 2014년들어 하루 원유 수요가 9240만 배럴이며, 감소 추세에 있다.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해 원유 수요가 줄고 있다. 그런데도 중동 산유국들은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원유를 많이 팔아야 적자 재정을 면할 수 있는 중동국가들의 경기 하락기 생존 전략으로 보인다.

 

한국경제는 어떤가. 달러화 강세와 엔화 약세, 중국 제조업 경쟁력 향상 등 여파로 불안하다. 초가을인데 엄동설한이 닥친 듯 한파가 엄습해 있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통해 내수경기 촉진을 도모하려고 온갖 방안을 내놓으며 부산을 떤다. 하지만 이렇다 할 효과가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주가는 폭락하고, 외국자본 이탈 조짐이 뚜렷하다. 2008년 금융위기 후 휘청거리던 미국이 양적완화를 정리하고 서서히 금리를 올릴 기세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국내 외국인 투자자금이 상당히 빠져나갈 것이고, 국내 증시는 그 여파에 크게 흔들릴 것이다.

 

달러 강세, 엔 약세도 우리 경제에 독약이다. 아베 총리의 엔화 약세 전략을 두고 국내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렸지만, 어쨌든 한국경제가 일본의 수출 경쟁력에 밀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 중저가 휴대폰 샤오미로 대변할 수 있는 중국 제조업 능력 향상도 한국에게는 기회이자 심각한 위기다.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의 능력을 믿는 분위기다. 긴장 속에서도, 한국경제의 기초 체력이 요즘 정도의 충격은 견딜 수 있다고 낙관하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하한 것을 보면 긴장해야 할 것 같다. 정부의 압력 여부를 떠나 사상 최저 기준금리(2%)는 한국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증거다. 요즘 주유소에서 느끼는 것은 행복이 아니다.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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