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가 신임 전북발전연구원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강행하겠다고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전북도 산하 출연기관장의 인사검증은 조례 내용뿐 아니라 상위법 위배도 따져봐야 할 사안이다. 도민들에게 커다란 충격과 실망을 안겨준 건 조례내용의 적용만이 아니다. 조례 자체의 집행정지 신청이 법원에 들어간 상태에서 도의회의 판단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다.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김연근)는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한다. 행자위는 엊그제 “도지사가 추천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 10월30일 임명된 강현직 원장은 관련조례에 의한 인사검증 대상자”라며 “소관 상임위인 행자위가 오는 1월15일 자질과 태도, 능력 등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의회가 제정한 ‘전북도 출연기관 등의 장에 대한 인사검증 조례’와 다른 시각과 행보라서 황당한 현실이 되고 있다.
우선 이 조례(제6조)는 ‘소관위는 인사검증 대상자가 임명된 날부터 60일 이내에 인사검증을 실시해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이걸 보면 1월15일 인사검증은 명백한 조례위반이다. 규정대로 임명된 날부터 60일의 시점은 바로 12월29일이 아닌가. 그런데도 김위원장은 “조례가 애초에는 9월30일 본회의에서 의결됐지만 공포되지 못하고 12월5일 최종 공포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자신들이 제정한 조례를 스스로 뒤집는 자가당착의 우를 범하고 있는 꼴이다.
이번 일은 도의회의 편의적 잣대로만 한정해 따질 게 아니다. 전북도가 이미 지난 23일 해당 조례는 상위 법률에 위배되고 있다고 판단해서 대법원에 제소와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한 판국이다. 통상적으로 집행정지 신청은 1주일에서 10일 안팎을 지나야 결과가 나온다는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 검증의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렇지만 그 파장을 도의회가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강행한다면 미필적 고의인 셈이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한다는 것은 그 귀책이 도의회에 있다.
이번 일로 도의회가 내걸고 있는 ‘역동적인 의회, 신뢰받는 의회’의 캐치프레이즈에 손상이 없길 바란다. 새로 출범해 도정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몰고 와도 모자랄 판에 자칫 불완전 연소 상황이 매우 우려된다. 지역의 이런저런 여건에서 지방의회의 본연의 기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를 수행하기 위한 능력과 전문성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 그런 방향의 도의회 궤도 정립 및 쇄신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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