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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공감] 길거리 공연하는 원광대 동아리 '공강'

시각디자인 전공 학생들 노래 열정 '똘똘' / 익산 대학로서 문화예술의 거리까지 진출 / 흥겨운 음악…침체된 구도심 활력소 기대

▲ 익산 문화예술의 거리에서 버스킹 공연을 하는 ‘공강’

전북일보가 올해도 문화시민기자단을 꾸려 도내 곳곳에서 이뤄지는 문화예술활동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기획자·현장 활동가·강사 등으로 구성된 문화시민기자단은 열정으로 지역 문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첨병을 찾아 소개합니다. 매주 한차례 전문 예술인뿐 아니라 자신의 문화 향유를 넘어 지역민에게 즐거움을 나누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나는 버스킹족이다!“

 

‘거리’라는 공간은 길거리 공연을 펼치는 버스킹족에게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두려운 무대가 된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과 공연을 찾아 돈을 지불하고 찾아가는 콘서트와는 달리 길거리 공연은 각기 다른 취향을 가진 불특정 다수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리라는 공간이 지닌 특수성 덕분에 길거리 공연은 언제나 독특하고 묘한 정취를 자아낸다. 청년과 열정, 음악, 그리고 거리. 그 거리에서 음악에 취해 있는 이들 ‘공강’을 만나보자.

 

젊다는 이유 하나로 버스킹을 하고 있는 객기 넘치는 청년들 ‘공강’.

 

‘공강’은 원광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친구들이 모여 만든 음악 동아리다. 강의가 없는 공강 시간에 연습하는 동아리라서 해서 이름이 ‘공강’이다. 젊은이다운 자유로움과 재기 발랄함이 이름에도 묻어난다. 노래가 좋아 뭉쳤고, 자연스럽게 할 줄 아는 악기를 들었다. 연습은 따로 없다. 공연이 즉 연습이다.

▲ 왼쪽부터 이수빈, 김창겸, 전찬종, 김형성, 임진섭.

지난해 4월 결성되었으니 이제 만 한 살이 되었다. 처음에는 노래가 좋고 자유가 좋아 그냥 몇 명이 모여서 노래하고, 할 줄 아는 악기 하나씩 들고 모여들면서 이들의 모임이 시작되었다.

 

‘공강’의 맴버는 전찬종(보컬·26), 김창겸(젬베·25), 임진섭(카혼·24), 김형성(베이스·25), 이수빈(멜로디언·25) 등 5명이 회원의 전부였다. 그런데 올해 3월 신입생을 모집해 17명의 식구가 늘었다.

 

이들 다섯 청년들이 ‘공강’을 만들게 된 계기는 참으로 자연스럽다.

 

‘공강’의 리더이자 보컬인 전찬종 씨는 “학교 앞 단골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기타리스트와 즉석으로 배틀을 한 날이 있었는데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래하고 연주했다”며 “카페 손님들이 환호하고 마치 작은 콘서트를 연 기분이 들었고, 모르는 사람들이 음악으로 하나가 되고 친구가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모여서 노래하는 게 즐거워 자주 모이다보니, 어느덧 거리 공연을 하고 있더란다. 단 1명의 관객이 공연을 들어준다 해도 이들은 개의치 않았다.

 

대학로 버스킹이 입소문이 나면서 문화예술의 거리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대학로 공연은 같은 또래들이 관객이다 보니 호응도 좋고, 열기도 남다르지만, 시니어 층이 많은 구도심으로 진출했을 때는 살짝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처음 들어보는 노래에 냉담한 반응이었지만 자주 얼굴을 마주하다보니 이제는 알아보는 동네 어르신들이 제법 많아졌다. 대학로가 아닌 거리에서 만난 어르신들이 자식 같고 손주 같은 젊은이의 연주에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제법 팬 층도 생겨, 일부러 공연 시간에 맞춰 반겨 주는 고정팬도 생겼다.

 

“노래를 듣고 어린 아이처럼 박수를 쳐주시는 어르신들이 많아졌습니다. 우리 공연을 보고 그림을 그려준 소녀가 있었는데, 그때 깜짝 놀라기도 하고 대~박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제법 대학로와 문화예술의 거리에 입소문이 나면서 여기저기에서 공연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학교 수업과 공연 스케줄 조정을 잘 해야 한다며 바쁘다는 귀여운 투정을 한다.

 

그들은 길을 스치고 지나가는 평범한 서민에게 지치고 힘든 일상에서 자신의 음악이 작은 위로가 되

▲ 김진아 익산문화재단 문화정책팀장

길 바랄 뿐이다.

“아직까지는 버스킹 공연이 낯설어서 인지 저희가 눈이 마주치고도 쑥스러우신지 힐끔 쳐다보고 지나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에 일상의 스트레스도 푸시고, 5분의 시간으로 슬펐던 마음을 달래주고 싶습니다.”

 

이들이 부른 노래가 조용한 골목의 긴 잠을 깨워, 침체된 거리를 살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희망한다. 꿈을 꾸는 청춘 ‘공강’의 다섯 청년은 오늘도 그렇게 거리에서 노래를 부른다.

 

● 버스킹은 거리에서 노래·악기 연주, 25일 대구서 버스킹 대회

 

‘버스킹(Busking)’의 사전적 의미는 ‘(통행인들에게 돈을 얻으며) 길거리에서 연주하다’ 이다. 거리에서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행위를 버스킹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길거리 공연이다.

 

외국에서는 이러한 버스킹 공연이 일반적인 문화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버스킹이 활성화되어 있는 도시로는 프랑스의 파리, 아일랜드의 더블린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 대학로나 홍익대 주변 등 젊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지역을 중심으로 버스킹 문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펼쳐진다. 주로 아마추어 음악가가 자신의 음악을 알리고 또 공유하기 위해 대중 앞에 나서는 것으로 이뤄진다.

 

버스킹하는 공연자를 버스커(busker)라 부르며 이들은 악기, 작은 마이크, 휴대용 앰프 등을 들고 다니며 거리 곳곳에서 관객과 소통하며 음악을 즐긴다. 국내의 대표적 버스커로는 ‘버스커 버스커(Busker Busker)’, ‘십 센티(10cm)’ 등이 유명하다.

이번달 대구에서는 전국 버스킹 대회가 열린다. 대구의 독립문화예술단체 ‘인디053’은 ‘지구의 날’을 맞아 4월 25일 개최되는 ‘2015 지구를 위한 차 없는 거리 대구시민생명축제’에서 ‘버스킹 페스타’(Busking Festa)를 연다. 공연팀에게는 편도 차비 지원과 소정의 공연비도 지급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단체는 이달 18일까지 ‘인디053’측에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자세한 문의는 전화(053-218-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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