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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지원 예산 줄이는 대학 등록금 인하 정책 과연 올바른 방향일까?

▲ 김도연 전북대신문사 전 편집장
어느새 한 학기가 끝났다. 이번 학기의 시작은 이전 학기들과는 조금 달랐다. 기성회비 폐지, 그에 따른 등록금 고지서의 변화였다. 항상 등록금 고지서에 보이던 기성회비란 글자와 그 옆에 적힌 액수는 올해 그 이름은 사라지고 액수는 수업료 속에 포함됐다. 더불어 등록금은 ‘사실상’ 인하돼 작년과 비슷한 등록금을 준비하면 됐다. 그 당시 학생 입장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었다.

 

하지만 개학 후 학교 곳곳에서 듣게 되는 상황들은 참담했다. 각종 예산은 우후죽순 삭감됐다.

 

학교에 돈이 없다는 이야기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오르내린다. 교수, 교직원에게 지원되던 예산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작년까지는 존재했던 학생지원 프로그램들이 이번 학기에는 그 수가 줄어들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몇몇 해외지원 프로그램들이 곧 사라진다는 말이 돌고 있다. 실제로 선발인원이 작년에 비해 줄어든 프로그램들이 있다. 그러다 보니 어떤 학생들은 차라리 등록금을 조금 더 내더라도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전국의 많은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을 외쳤다. 학생들의 외침으로 높은 등록금은 사회문제로 인식됐고 등록금 인하, 국가장학금 확대, 기성회비 폐지 등이 진행됐다. 교육부는 국가장학금 2유형, 교육부에서 진행하는 사업 선정 등에서 불이익을 주며 대학에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사립대와 국립대의 차이이다. 한 학기 등록금이 500만 원을 훨씬 웃도는 사립대학에 비해 국립대는 그에 절반도 되지 않는다. 전북대의 경우 인문·사회계열은 170만 원 정도, 공학계열은 230만 원 정도이다. 그 차이는 서울 사립대와 지방 국립대가 가장 크지 않을까 싶다.

 

아마 지방 국립대 학생들 중 반값등록금을 원하는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감히 추측한다.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하나의 이유는 액수 자체의 문제보단 학생들이 낸 등록금을 제대로 쓰지 않는 경우, 필요 이상의 등록금을 내야 하는 경우이다. 사학의 재정 비리로 많은 등록금이 헛되게 쓰이는 경우가 곳곳에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등록금 인하 정책은 모든 대학이 등록금을 인하해야 하고 그에 대한 운영감사는 크게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더불어 등록금 인하분에 대한 국가의 국립대 지원액은 늘지 않고 있다. 더불어 국립대 기성회비 반환 소송으로 대학의 재정 자율성 문제와 소송 결과에 따른 보상 문제로 국립대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예산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학이 언제부턴가 지성을 추구하는 학교보다 성과를 중시하는 기업처럼 보인다.

 

유럽의 저렴한 등록금을 동경하며 우리나라도 유럽을 지양해서 대학 등록금을 낮춰야 한다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등록금을 대신할 예산이 준비되지 않은 지금의 상황에서 계속해서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니라 생각한다.

 

이렇게 등록금을 계속 낮춘다면 그 피해는 대학과 대학 구성원들 모두에게 갈 것이다.

 

지금의 등록금 인하는 과연 옳은 방향일까?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잃게 되지는 않을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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