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내 동생
동그란 단추 같은
배꼽을 내놓았다.
놓칠세라
아빠가 배꼽을 꼭 눌렀다.
까르르 깔깔깔
한 번 더 꼭 눌렀다.
자지러지면서 또 까르르 깔깔깔
이번엔 동생이
식구 모두 배꼽을 찾아 누르고 다녔다
그만, 그만
우리 집은 온통 까르르 깔깔깔
까르르 깔깔깔
△아참, 깜빡했다. 조물주가 세상에 나를 보내실 때 꼭꼭 달아주신 웃음 단추가 있었지. 소리 내어 깔깔 웃어본 것이 얼마만이던가. 배꼽 빠지게 웃어본 일은 있었던가. 참 오래 묵혀버렸구나. 행여 녹슬지 않았을까 가만 눌러보니 까르르 깔깔깔 제대로 작동한다. 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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