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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진 도지사 "전북이 보유한 자원과 가치, 빛 볼 시기 곧 올 것입니다"

'전북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말하다

▲ 송하진 지사가 본보 지령 2만호를 맞아 전북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전북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러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안봉주 기자

“기회는 반드시 옵니다.”

 

본보 지령 2만호를 맞아‘전북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가진 대담에서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전북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전북이 가진 자원들을 활용해서 성장 동력화 할 수 있다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고 말했다. 송 지사는 “전북이 가진 가치들이 중요해진 시기가 도래했다”면서 “앞으로 전북이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래 전북발전을 위한 과제로 보수성을 과감히 탈피하고 창조적으로 섞이고 연결하려는 노력을 강조했다.

 

- 그동안 전북은 ‘낙후 탈피’가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그 결과, 적잖은 성과도 거뒀지만,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겪었던 상대적 낙후로 실망감, 열패감 같은 것들이 우리 안에 쌓여왔습니다. 그로 인해 도민들의 자신감과 사기도 떨어진 게 사실입니다. 장기화된 낙후, 익숙해진 열패감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방식의 발전이 필요합니다. 이미 저만치 앞서 가는 경쟁자들과 같은 방식으로 승부해서는 이길 수도 없습니다. 게다가 시대 흐름이 바뀌고 있습니다. 제조업 중심의 산업사회에서 ICT를 기반으로 한 지식정보사회로, 개발과 성장 위주의 발전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으로 말입니다.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차원의 발전전략을 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문제의식에서 나온 게 바로 ‘내발적 발전 전략’입니다.”

 

- 취임 이후 줄곧 내발적 발전전략을 강조하셨는데, 내발적 발전전략이란 무엇입니까.

 

“내발적 발전 전략은 전라북도가 잘하고, 또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들을 발굴하고 경쟁력으로 육성하는 전략입니다. 깨끗한 생태자연, 농경문화, 오랜 역사와 전통, 도민의 끼와 재능 등 전북의 강점과 가치를 바탕으로 한 특화산업을 통해 외부의 관심과 투자, 지원까지 이끌어내자는 게 내발적 발전의 핵심입니다.내발적 발전 전략을 추진하면서 도정 전반에 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번지고 있어 다행입니다. 전라북도가 가야 할 길은 산업화 시대의 기준과는 다른 새로운 길이라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제 이런 변화의 흐름이 도민들의 생각과 자세까지 새롭게 바꾸는 데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 자칫 ‘지역개발’만을 앞세우다 보니 전북만이 갖고 있는 소중한 가치를 소홀히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북이 지니고 있는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어떠한 놀라운 창조에도 그 배경이 있기 마련입니다. 음수사원(飮水思源). 물을 마실 때면 그 근원을 생각하라는 말도 있습니다. 해방 이후 한국이 이뤄낸 기적적인 성장에는 수천 년 간 이어온 우리의 정체성과 문화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잊고 지냈지만 결국 한국을 여기까지 이끌어 온 원동력은 알고 보면 우리가 쌓아 온 과거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깊은 역사와 풍부한 전통, 또 이를 계승해나가는 창의적인 사람들, 깨끗한 생태환경, 삶의 원형이 살아 있는 농경문화와 인문학적 소양 등을 잘 지키고 보존해 온 전라북도야말로 이러한 우리의 본질과 근원의 보고(寶庫)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제는 전북이 지니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느냐를 물어야 할 때 입니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국민의 행복지수는 바닥입니다. 양극화와 이념 대립, 계층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의 부작용이 심각합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인간다움을 찾고 느끼고 싶어 합니다. 위로와 치유도 원합니다. 콘크리트 없는 곳에서 머무르길 소망합니다. 소박하고 따뜻한 삶을 꿈꿉니다. 깨끗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로 건강해지길 바랍니다. 또, 우리는 어디에서 온 것인지 나의 뿌리는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존재의 의의를 찾기도 합니다. 전북이 지닌 가치들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지점입니다. 앞으로 전북이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전북에는 위기가 아닐 수 없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전북으로선 상대적 낙후를 극복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그런데 이미 세상은 산업화로 발생한 기후변화, 화석연료 고갈, 인간성 상실 등의 부작용을 해결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ICT(internet communication technology)를 기반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이 시작됐습니다. 상대적 낙후라는 지역적 문제를 극복하면서 동시에 고도문명사회의 부작용 해결, 지식정보사회에 대한 적응 등 인류가 맞닥뜨린 보편적 문제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전북이 처한 삼중고(三重苦)의 위기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문명이 새로운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분별한 개발과 양적 성장, 일등주의에 치중하던 문화가 공존과 지속가능성, 질적 성장, 다양성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습니다. 규범과 도덕적 자원의 고갈로 인간적인 문화와 배려, 협업, 관계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말했지만 인문학적 자산, 깨끗한 생태자연과 먹을거리, 공동체 정신 등을 보유한 전북은 이런 점에선 우위를 점한 지역입니다. 전북이 가진 자원들을 활용해서 성장 동력화 할 수 있다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고 봅니다.”

 

- 지사님께서 전망하는 전북의 미래는 어떤 모습입니까.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화제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사회의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음을 온 국민이 생생하게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ICT를 기반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음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인식한 계기가 마련된 셈입니다.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뀌면 변화는 필연적입니다. 벌써 5년 내에 세계적으로 7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 개가 새로 생긴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AI(인공지능)가 가져다 줄 편리에 환호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도 있습니다. 변화의 촉각에 관심을 쏟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입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시대의 흐름에 대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천만다행입니다.전북의 미래도 4차 산업혁명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어떤 산업이든지 ICT와의 결합은 피할 수 없습니다. 반면에 ICT로는 도저히 채울 수 없는 가치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전북은 농생명· 바이오산업, 탄소 중심의 융복합산업처럼 ICT를 접목하기 좋은 산업을 키우고 있습니다. 또 관광과 전통문화, 공동체 정신처럼 인간의 본질과 맞닿은 자산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역량은 이미 충분합니다. 하지만 결과를 낙관할 순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부터가 정말 중요합니다.”

 

-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현대를 진단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시대정신을 포착하기 위해서 입니다. 다음으로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사회적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또 이러한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 공동체가 함께 의지를 쏟아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시대의 ‘의지’란 리더가 일방적, 수직적으로 전달해 표출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다수가 공감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대중의 지성과 능력을 수평적으로 연결하고 자유롭게 사고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도민의 의지도 결집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들어 혁신적 사고와 개방적 관계에 기초한 ‘협업’의 문화를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당부하고 싶은 점은 우리끼리의 협업과 융합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전북의 분위기가 정체되어 있는 것은 보수성에서 기인한 바도 큽니다. 전북발전을 위해서는 과감히 보수성을 탈피해 창조적으로 섞이고 연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알파고도 컴퓨터 1200대가 연결됐다고 하지 않나요.(웃음) 협업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습니다.”

 

- 현재 4·13총선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한편에서는 전북 정치의 위상이 과거에 비해 많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총선 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십니까.

 

“전북정치 약화 우려는 야당이 호남 위주로 구성됐던 과거와 달리 전국 정당화가 추진되는 과정에서 호남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는 과도기로, 이 시기가 지나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총선 후에는 정치권에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에 따라 전북정치도 크게 변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 속에서 새로운 인물, 새로운 리더가 나올 것입니다.”

 

- 지령 2만호를 맞이 한 전북일보에 거는 기대와 소회를 부탁드립니다.

 

“전북일보 지령 2만호 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언론사답게 그간 전북일보는 지역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전북을 대표하는 주요 언론사로서 생동하는 전라북도를 위해 더욱 열심히 뛰어주길 기대합니다. 특히 빠르게 바뀌고 있는 시대를 균형 있는 시선으로 조감하고, 도민들에게 올바른 발전방향과 미래상을 깊고 폭넓게 제시해 주길 바랍니다. 미래적 가치인 융합과 협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에도 함께 해줬으면 합니다. 전북일보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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