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로 본 현대사] 전쟁 포연 속 내딛은 정론 첫발, 도민과 함께 울고 웃었던 역사
1950년 625 전쟁의 포연 속에서 탄생한 전북일보가 창간 66년만에 지령(紙齡) 2만호를 발간했다.지령 2만호를 맞기까지 전북일보는 매 순간마다 도민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특히 전북일보는 이리역 폭발사고, 위도 훼리호 침몰 등 각종 재난 현장에서 빠르고 정확한 보도로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됐다. 또 새만금 종합개발계획대형마트 의무휴무일 지정백제유적역사지구 세계유산 등재 등 도민들의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사건에 대한 심층보도를 통해 전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이처럼 정론직필이란 정신을 놓지 않고 달려온 끝에 도달한 지령 2만호를 맞아 전북일보는 지난 60여년 간 일어난 주요 사건사고를 정리했다.△625 전쟁 포화 속에서 창간1950년 10월 15일 공보부(문화공보부)에 등록된 전북일보는 전쟁의 포연 속에서도 발행 초창기 전황을 알리는 전령사였다. 라디오나 TV가 없던 시절, 신문은 유일한 국민들의 언론매체였다.1953년 정전협정이 이뤄질 때 까지 전북일보의 1면 기사는 주로 전쟁 관련 기사로 채워졌다. 전황을 알리고 도민들의 전쟁에 대한 각오를 다지게 하는 내용의 기사가 많았다.1952녀 7월 20일자 전북일보는 치욕의 발아래 짓밟히던 날, 적비(赤匪)는 2년 전 오늘 본도에 침입했었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수억만원에 달하는 재산의 소진은 그만두더라도 도내에서 1만8000여명이 생죽음을 당했다고 기록했다.또 전북일보는 남원과 임실, 고창, 부안지역의 공비들의 잔학성과 잔비소탕에 나선 경찰 국군의 용맹을 현지에서 생생히 취재한 종군기사를 엮어내기도 했다.△완주 소양면 곰티재 교통사고1966년 6월 6일 오후 5시께 완주군 소양면 신촌리 속칭 곰티재에서 오후 1시 30분 발 무주 구천동 발 전주행 동아여객 소속 버스가 140m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이 사고로 15명이 숨지고 5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전북일보는 곰티재 교통사고 관련 기사를 사고 발생 후 한달여 동안 수시로 지면에 실었다.6월 9일자 책임 전가에 급급, 사고원인 못 캐내, 도경간 심각한 대립의 기사를 통해 전북도 운수당국과 경찰을 질타했다.12일자에는 울다 지쳐 눈물도 말랐다 벗들아! 고이고이 잠들라란 제목으로 전주공설운동장에서 5000여명이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희생학생 8명의 합동추도식 관련 기사도 실었다.사고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인 7월 2일 오전 10시 45분 곰티재에서는 또 다시 교통사고가 나 2명이 숨지고 2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발생지점에서 불과 30m 떨어진 지점이었다. 이날 사고를 합해 1966년 한해 모두 3건의 버스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곰티재에는 차량 통행은 가능하지만 여객버스는 다니지 않는다.△이리역 폭발사고1977년 11월 11일 밤 9시 15분께 이리시 창인동 이리역 구내 입환 4호선에 정차중이던 폭발물 적재 열차가 폭발, 시가지를 삽시간에 폐허로 만드는 사상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12일자에 전북일보는 사건 경위 및 피해, 사망자 명단을 게재, 도민들의 이해를 도왔다.보도내용에는 15초 간격으로 3번의 폭음이 울리면서 발생한 이 폭발 사고로 사망 56명, 실종 2, 중상 184명 경상 1158명이 발생했으며, 재산피해는 55억원, 철도 관계 피해 23억원 등 모두 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재민은 무려 1만명에 달했다.폭발 지점으로부터 직경 16km 이내의 건물은 폭음으로 진동, 가옥 675동이 전파됐고 1289동이 반파되는가 하면 호남, 전라선의 모든 열차는 새벽 6시까지 운행이 두절됐다.이날 사고는 한국 화약의 폭발물 호송잭임자로 사고차량에 탑승했던 신무일(당시 36세)씨가 술을 마시고 만취한 채 화차로 돌아가 촛불을 켜놓고 자다 불이 폭약에 인화돼 일어났다.이리역 폭발사고를 계기로 전북일보는 단순한 치유나 봉합이 아닌 새로운 도시 건설을 지속적으로 주창해 현재의 익산을 만들어 냈다.△위도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일요일인 1993년 10월 10일 오전 10시 15분께 부안군 위도면 임수도 앞 격포기점 4.5km 해상. 앞서 9시 40분께 승객 342명을 태우고 위도 벌금항을 출발, 격포항으로 향하던 군산 서해훼리사 소속 110t급 여객선이 침몰했다.이 사고로 승객 292명이 숨지고 70명만이 배에서 떨어진 구명복과 낚시용 얼음상자 등에 매달려 있다 주변에서 조업중인 어선들에 의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전북일보는 10일자로 2개면의 호외를 발행하고 11일자에는 1, 2, 3, 13, 14, 15면 등 6개면에 사고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풍랑속에 기우뚱하면서 정원을 초과한 여객선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았고 전북일보는 정원을 초과한 무리한 항해가 20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며 대형 참사는 천재가 아닌 인재라는 점을 지적했다.바다에 가라앉았던 배는 우여곡절 끝에 사고 발생 17일만인 10월 27일 인양됐다. 이 사고후 종합적인 위도종합개발이 본격 추진됐다.△군산 개복동 화재 참사2002년 1월 29일 대낮, 군산 개복동 성매매집결지인 속칭 감둑 거리 한 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11명의 윤락여성이 숨지고 3명이 중태에 빠지는 대형 참사(결국 14명 사망)가 발생하자 도민들은 경악했다.앞서 2000년 9월 19일 오전 사고현장 인근 대명동 군산역 앞 속칭 쉬파리골목 매매춘 업소 화재로 5명의 여성이 숨지는 사건과 너무나 유사해 당국에서는 과연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전북일보는 2000년 화재방지시설이나 환기시설 등이 없이 영업을 해온 점 등을 지적하며,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또 하나의 인재로 단정하고 철저한 수사와 대책을 촉구했다.특히 9월 24일과 10월 13일에는 각각 숨진 윤락녀의 일기장과 생존 윤락녀의 검은 커넥션 진술을 단독 보도해 경찰과 행정당국에 대한 여론의 비난은 극에 달했다.그런 상황에서도 1년 4개월 만에 또 화재가 발생하자 전북일보는 여종업원들이 사실상 감금상태에서 현대판 노예상활을 했던 사실을 알렸다.△부안 방폐장 입지 선정 파문김종규 부안군수가 2003년 방폐장 유치를 신청했을 때만해도 국가적 과제인 방폐장 입지선정 문제가 해결되는 듯 했다.주민지원금도 3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늘린다고 정부는 약속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고 주민들의 갈등과 반목이 계속되자 정부는 갈등사업으로 분류하기 시작했다.2004년 2월 반대위측 주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반대표가 나왔고 2004년 5월 31일 추가 후보지 공모에는 전국 4개도, 7개 시군, 10개 읍면동이 주민청원을 접수했다.특히 방폐장유치 찬성쪽과 반대쪽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1년이 넘게 수백명의 주민과 전경이 부상당하고 민선군수와 군의원이 주민에게 폭행당하고 관공서가 파손되는 사건이 이어졌다.이 바람에 부안군민들은 물론 전북도민들은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안아야 했다.방폐장은 결국 2005년 11월 3일 경주가 방폐장 후보지로 최종 결정됐다.전북일보는 부안과 군산지역의 방폐장, 유치 무산에 따른 상처와 후유증을 돌아보고 찬성과 반대로 나뉜 부안지역 주민들 사이의 갈등을 아우르는 작업을 꾸준히 펼쳤다.△새만금 종합개발계획 확정정부는 2011년 3월 새만금 종합개발계획과 새만금 유역 2단계 수질개선종합대책을 확정했다.이는 새만금 내부개발 기본구상을 토대로 토지이용계획과 기반시설 구축계획을 보다 구체화한 것으로, 1991년 첫 삽을 뜬 지 20년 만이다. 명품 복합도시의 밑그림이 확정됨에 따라 새만금 사업은 본격적인 내부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이와 함께 새만금 1호 방조제 도로높임 공사가 완공되고 방조제 전 구간이 24시간 개방되면서 새만금은 새로운 관광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당시 정부가 확정 발표한 새만금 종합개발계획은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조성해 국가발전을 견인하는 명품도시로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다양한 기능이 배치된 명품복합도시를 비롯해 탄소 프리도시, 신재생에너지 메카,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것을 들 수 있다.종합개발계획에 따라 새만금은 산업 및 국제업무 관광레저 등의 시설이 들어선 복합도시용지(23.8%), 농업용지(30.3%), 생태환경용지(15.0%), 과학연구용지(8.1%), 신재생에너지용지(7.2%), 산업용지(6.6%), 도시용지(5.1%) 등으로 구성된다.△전주시 대형마트 의무 휴무일 지정2012년 전북지역 경제분야 최대 이슈는 유통업계의 대형마트 영업규제 논란이다.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 도입은 법적 공방 등 많은 논란 속에서도 전주시의회가 전국 최초로 조례제정을 한 이후 전국적으로 확산됐다.대형 유통기업들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여 관련 조례에 대한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 당해 6월 서울 강동송파에서 행정법원이 절차상의 하자 이유를 들어 의무휴무 취소를 받아들였다.이후 대구지방법원, 전주지방법원, 서울행정법원 등이 잇달아 대형마트 의무휴업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기각하는 결정이 내려졌다.특히 대형마트와 SSM이 각각 인구 30만, 10만 미만의 중소도시에서는 신규 출점을 자제하기로 하고 월 2일 이내의 자율휴무 시행을 이끌어 냈다.△JB금융지주 광주은행 인수JB금융지주의 광주은행 자회사 편입이 2014년 10월 1일 최종 승인되면서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라는 두 기둥을 중심으로 하는 호남권 대표 금융그룹의 출발이 시작됐다.전북은행을 모태로 2013년 7월 출범한 JB금융지주는 광주은행, 우리캐피탈, 더커자산운용 등 자회사를 인수하면서 자산 규모 40조원, 연간 순익 1500억원 이상의 명실공히 호남 최대의 금융지주사로 거듭났다.이러한 외형 확장으로 자회사간 연계 영업이나 자금 동원력 확보가 가능해져 보다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서민 등에 자금 지원이 가능해졌다. 또한 도내 현안사업인 새만금개발사업이나 전북혁신도시도 본사를 이전한 국민연금공단 등과의 협력 사업에 능동적으로 임할 수 있게 돼 지방은행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시너지가 증폭됐다는 평가다.특히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으로 이뤄진 투 뱅크(two bank) 체제 출범으로 광역도시 이상에만 점포를 개설할 수 있는 지방은행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지난해 7월 익산 미륵사지, 왕궁리 유적 등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백제역사유적지구는 익산 미륵사지, 익산 왕궁리 유적, 공주 공산성, 공주 송산리 고분군, 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부여 능산리 고분군, 부여 정림사지, 부여 나성 등 8곳으로 이뤄져 있다. 전북도는 고창 고인돌유적(2000년)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등 2개의 세계문화유산, 판소리(2003년)매사냥(2010년)농악(2014년) 등 3개의 인류 무형유산을 포함해 총 5개의 유네스코 등재 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와 관련 전북도는 홍보, 관광, 인프라, 보존관리 등 4개 분야 38개 세부 사업에 총 6987억원을 투자하는 종합 대책을 수립했다.앞서 전북도와 익산시, 통합관리사업단은 지난해 5월 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대응 전담 TF팀을 가동하고, 홍보관광SOC 및 인프라보존 관리 등 4개 분야 38개 세부 사업을 발굴했다.백세종, 최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