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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투표를 하자

▲ 서경원 변호사
총선을 앞두고 청년들의 낮은 투표율에 관한 이야기가 쏟아진다. 이는 청년 정책의 부실 혹은 부재로 이어지고, 다시 정치에 대한 청년들의 불신이 생겨난다. 악순환이다.

 

정치적 효능감 경험 많지 않지만

 

청년들이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투표할 의향을 밝혔다는 몇몇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지만, 실제로 더 많은 청년들이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옮길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청년들의 투표 탄력성이 높기 때문에, 이들이 실제로 투표할만한 동기를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평소에 정치에 무관심했던, 혹은 이에 불신감을 가진 청년들의 마음이 갑자기 어떤 근사한 홍보물을 보았다고 해서 쉽게 움직일까?

 

정치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이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후보자와 정당에 관한 정보를 얻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각종 선거 용어는 생소하고, 일일이 공약을 찾아보며 비교 분석해 보는 일도 만만찮다.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건 알지만, 나 하나 이런 노력을 한다고 해서 무엇이 달라질까 싶은 마음이 슬며시 든다.

 

급기야 이런 데 마음을 쓰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취업 준비를 위해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생각은 분명 바람직하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이를 두고 비난할 수만도 없는 현실이다.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을 기울일 여력이 없을뿐더러 정치 참여가 생활을 개선시킬 거라는 기대가 없으니, 정치에 참여할 특별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

 

정치적 효능감이라는 말이 있다. 나의 정치 참여가 효과가 있다는 믿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믿음은 보통 경험에서 비롯된다. 그 경험은 처음부터 특별하거나 거창한 것이기 어렵다. 정치 참여가 내 권리를 보장한다는 믿음은 일상적 경험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적 경험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러한 경험은 주로 민주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기초 교육을 받는 10대에 풍부하게 축적되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시대 청년들은 이러한 일상적 경험을 풍부하게 축적해온 세대가 아니다. 당장 나의 경험을 돌아보아도, 정치적 효능감을 경험했던 기억이 많지 않다. 학급 내 반장 선거를 했던 과정, 반장의 역할, 학급 회의의 운영 그리고 각종 의사 결정 과정 등을 아무리 떠올려 보아도 그렇다. 갑자기 각종 법상 성년이 된다고 해서 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노련함 같은 게 생길 리 만무하다. 이 시대 청년들은 학창 시절에는 입시 경쟁에, 성인이 되어서는 생존 경쟁에 매달리느라 바빴다.

 

청년층 과소대표 되지 않도록 한 표를

 

청년들의 정치적 무관심과 불신을 무조건 환경 탓으로 돌리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청년들의 낮은 투표율이 나 그리고 당신의 탓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 서투르더라도 괜찮다. 적어도 청년층이 과소대표 되지는 않도록 하자. 내가, 당신이 그리고 우리가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투표이고, 결국 우리를 둘러싼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는 것도 투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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