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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농단' 국가 예산 바로잡는 계기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이 지역의 사업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자치단체마다 내년도 국가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이른바 ‘최순실 예산’이 최소 3500억원 이상 반영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해당 예산 삭감분이 사회기반시설(SOC) 등 지역 현안사업에 배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예산까지 휘둘렀다는 국민적 분노 속에 그 부스러기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는 것 같아 모양새가 영 사납지만, 이럴수록 지역발전을 위한 예산전략을 세우는데 더 냉정해야 한다.

 

최순실씨 관련 불똥이 튈 전북 사업으로 지역거점형 문화창조벤처단지 조성사업과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 태권도원 관련 사업 등이 거론된다. 대구시와 함께 전북도가 추진하는 지역거점형 문화창조벤처단지 조성사업은 최순실·차은택씨가 한 것으로 알려진 문체부의 문화창조융합벨트 구축사업의 일부로 알려졌다. 대기업에 기부금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태권도진흥 지원사업이 최순실 예산으로 지목되면서 무주 태권도원 명예의전당 건립사업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관련 국비 확보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이런 상황은 전북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에 걸쳐 있으며, 문화체육 예산 외에 특정지역의 대규모 SOC예산도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야당은 ‘최순실표 최경환 예산’으로 꼽히는 대구순환고속도로 사업 예산(1000억원)을 포함해 대구경북 예산 5484억원이 특혜성이라며 삭감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예산 전체를 볼 때 ‘최순실 예산’의 혜택을 본 게 상대적으로 적은 전북으로선 예산 증액의 기회인 셈이다.

 

국가예산이 비선 실세에 의해 영향을 받아 칼질을 해야 하는 상황이 한심할 수밖에 없다. 자치단체마다 몇 십억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에 줄을 대고 머리를 조아려온 것에 자괴감과 허탈감도 클 것 같다. ‘최순실 예산’을 보면 과연 정부가 매년 예산을 세우면서 제대로 된 예산편성 잣대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만든다.

 

‘최순실 예산’과 관련해 지엽적으로 지역사업의 차질만 따질 문제가 아니다. 국가예산이 특정인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을 바로잡지 못했을 때 국가적 손실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대승적인 면에서 그동안 예산홀대를 받아온 전북이 제몫을 차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잘못된 국가예산을 바로잡아 꼭 필요한 지역 예산이 뒷전으로 밀리지 않도록 전북 국회의원들이 그 몫을 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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