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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 산단 재생 말도 안돼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일대의 산업단지는 시커먼 연기를 하늘로 내뿜는 굴뚝이 선진국을 상징하던 1969년에 조성돼 오랫동안 국가 및 지역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거의 반 백년 동안이나 기반시설 확충 및 시설개선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주민들이 살기에는 환경적으로 부족함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10여년 전부터 재생사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고, 주민들은 적지 않은 기대를 가지고 기다려왔다.

 

이제 계획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만, 한 마디로 실망이다. 산업단지로서의 정체성도 없고, 일관된 원칙도 없다. 주민의 삶의질 향상이라는 본래의 취지는 온데간데 없다. 주민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토대를 놓아야 하는데, 주요 시설이라는 게 대규모 웨딩센터와 외국산 자동차 전시매장 정도라고 한다. 도대체 누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계획을 세우고 승인하는지 알 수 없다.

 

가장 문제는 대규모 웨딩센터의 건립이다. 팔복동 산단은 전주의 주요 진입로변에 위치하고 있다. 많은 차량이 오고 가느라고 가뜩이나 교통체증이 많은 상황에서 도내 최대 규모의 웨딩센터가 들어서면 주말마다 교통지옥을 겪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주민들의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지고 전주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주말과 휴일에만 운영되는 예식장의 영업특성상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오히려 주말이 되면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해 웨딩센터를 제외한 다른 업종들이 제대로 영업을 하기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전주시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성에도 문제가 있다. 전주시는 그동안 중소상인 몰락을 이유로 대규모 쇼핑몰 건립을 적극적으로 반대해왔다. 전주공설운동장 개발을 놓고는 전북도와 수 년 동안이나 갈등을 빚어왔고, 송천동 에코시티에는 창고형 매장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단 재생단지에 대규모 웨딩업체를 허가하는 것은 이치적으로 맞지 않다. 남이 하면 불륜인데, 내가 하면 로멘스라는 것인가?

 

외국자동차 전시매장도 황당하다. 외국자동차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 일대는 전주를 대표하는 산업단지로서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건전한 생산시설이자 기지로서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할 산업단지가 외국자동차 소비를 홍보하는 마당으로 전락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전주시는 지금이라도 계획을 재검토해서 주민들을 위한 생산시설과 쾌적하고 안락한 주거시설, 문화시설 등을 갖춘 제대로 된 재생사업을 만들어가야 한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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