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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물결 주도해서 전북의 미래를 밝히자

어느 시대든 새로운 물결은 있었다. 새로운 물결은 늘 고인 물들을 밀어내고 새 세상을 열었다. 특히 오늘을 사는 우리는 새로운 물결을 온몸으로 체득하고 있다. 컴퓨터·인터넷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에 이제 갓 익숙해진 판에 다시 4차 산업혁명이 밀려들면서다. 인공 지능·사물 인터넷·빅데이터·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로봇기기·자율형자동차·드론 등을 통해 이미 그 위력을 실감하는 상황이다.

 

이런 도도한 변화의 물결을 마주하는 이 때, 과연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변화의 물결을 따르지 못할 때 낙오자로 전락하는 것은 개인이나 지역사회, 국가 모두 마찬가지다. 우리의 근현대사가 이를 생생하게 증명한다. 새로운 변화는 누구에게나 낯설고 어렵고 두려움으로 와 닿는다.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변화의 물결을 타거나 당당하게 주도해야 한다.

 

다른지역에 비해 소외, 이제 그만

 

오늘의 전북을 나타내는 경제적 수치는 전반적으로 비관적이다. 전북은 경제의 핵심 지표인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전국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2015년 기준 전북지역 실질 지역내 총생산 증가율(경제성장률)은 전국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제로(0%)’다. 도민 1인당 평균 소득은 1594만 원으로, 전국 평균(1717만 원)보다 123만원(7.7%)이나 적다. 전북에 본사를 둔 대기업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전북 인구는 해방직후인 1949년 205만485명보다 줄어든 186만명에 불과하다. 지방재정자립도는 전국 최하위권이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하나의 생사 여부에 지역경제 전체가 흔들릴 만큼 취약한 게 전북의 현주소다.

 

전북의 실상이 이렇게 초라한 데는 중앙집권제 아래 산업화 과정에서 차별받고 소외된 탓이 크다. 수도권과의 차별, 영남권과의 차별, 호남권에서마저 광주·전남과의 차별을 당하면서다. 역사 이래 가장 큰 간척사업이라고 호들갑을 떨며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시작한 새만금사업이 영남이나 광주·전남에서 이뤄졌더라도 이리 더디 진행됐을까. 전북은 20년 넘게 온통 새만금사업에 매달렸으나 정작 손에 쥔 것은 허탈감뿐이었다.

 

전북의 장점 최대한 살려야

 

지역차별 타파를 대선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전북도민들은 어느 때보다 지역발전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전북에 줄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미 심하게‘기울어진 운동장’에 놓인 전북으로선 앞선 지역과의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이 없어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고, 저출산·고령화로 이어지면서 지역의 활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길이 그만큼 어려운 구조다. 동서 고속도로·동서 고속철도·국제공항 등 전북을 일으켜 세울 기본적인 SOC 부족도 주요 걸림돌이다.

 

그러나 더 이상 과거에 얽매어서는 미래도 없다. 새로운 정부와 새로운 변화의 물결 속에 전북을 우뚝 세울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북의 낙후는 공업화 과정의 갓 반세기 남짓이다. 농업 중심이었던 시대에 전북은 풍부한 물산을 바탕으로 문화예술의 꽃을 활짝 피웠다. 전북의 선조들은 최초의 인공저수지인 김제 벽골제를 만들어 농업혁명을 이뤘다.

 

전북에는 타 지역에 앞서는 많은 문화자산들이 있다. 판소리를 중심으로 국악을 크게 일으켰고, 백제가요에서부터 고려 가요를 거쳐 현대문학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학적 성과를 일군 곳이 전북이다. 비빔밥·콩나물국밥·막걸리·가맥 등 특화된 음식으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런 문화자산들은 창의력을 바탕으로 해서 이뤄졌다. 전주한옥마을이 100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데는 이런 문화자산들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잘만 대비하면 전북의 문화자산들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본다.

 

지역사회 구성원 유기적 협력 중요

 

구슬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 풍부한 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때 내건 전북공약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아시아 스마트 농생명밸리 구축, 혁신도시 금융도시로 육성, 새만금사업 국가주도, 전주시 문화특별시 지정 등과 같은 전북 관련 공약은 전북의 미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선공약이 실천될 수 있도록 각 부처와의 협조는 물론이고, 당장 5년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공약이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정치권의 적극적인 활동이 필수적이다. 전북 출신의 국회의장이 있고, 여야에 전북 지역구와 전북 연고 국회의원들이 널리 포진해 있어 어느 때보다 전북 현안에 정치적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갖췄다.

 

대통령의 공약이 전북발전을 오롯이 담보할 수는 없다. 실제 내용물을 채우는 것은 전북의 몫이다. 새 정부는 지방분권에 방점을 두고 있다. 지역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다. 새 정부가 국정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년일자리와 고령화 대책만 하더라도 지방과 별개가 아니다. 지역 실정에 맞는 정책수립과 추진 없이는 지역적으로도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지역특화산업에 대한 인력양성부터 체계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과 함께 눈앞에 다가온 4차산업혁명이 전북으로선 위기이자 기회이다. 위기를 딛고 기회로 살리는 것은 전북과 전북인들의 몫이다. 하루아침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똑바로 세울 수는 없더라도 잘 준비하고 대비하면 기울기를 줄일 수 있다. 전북의 미래를 활짝 밝히도록 지역의 정치인, 자치단체, 전문가, 시민단체, 기업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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