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30일 전주에서 온고을 문화재 지킴이가 주최하고 후백제 선양회가 주관한 ‘제1회 후백제 견훤대왕 숭모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의 핵심인 추모제례는 전문가들의 자문 하에 행분향례, 행강신례 등 9단계에 걸친 제례 방식으로 올려졌다고 한다.
후백제 수도 전주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지키고 드높이고자 하는 시민사회의 의지가 반영된 첫 공식행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조선왕조의 본향 전주에 후백제 수도로서의 역사적 가치가 더해지면 역사문화적 품격은 물론 문화관광도시로서의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은 불문가지다. 아쉽게도 이날 행사는 초라했다. 명분있고 가치있는 행사였지만 선양회 관계자와 시민 등 80여명이 참석했을 뿐이다.
이는 후백제에 대한 무관심과 상대적 폄하에서 비롯됐다. 견훤추모제 계획안이 지난 2014년 지역창의아이디어공모전에서 선정됐지만 지자체는 외면했다. 이성계와 경기전, 조경단, 오목대 등 조선왕조와 관련된 이슈는 거창하게 내세우면서도 후백제는 소홀히 다뤄왔다.
다행히 전주시가 최근 후백제유적 정밀지표조사를 벌이고, 내년에 5억 원의 예산을 들여 후백제 역사유적에 대한 시굴과 발굴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조선왕조에 쏠린 전주 역사문화 자산을 1000년 전 한반도를 호령했던 견훤의 후백제까지 끌어올려 ‘천년고도 전주’의 정체성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전주, 나아가 전라북도는 백제와 후백제, 조선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고장이다. 최근 장수와 남원 등지에서 가야의 제철유적지가 발굴되면서 가야제국의 숨결까지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땅 속에 묻혀 있는 역사 유물 유적은 빛을 발할 수 없다. 또 발굴해 햇빛을 받게 되더라도 가치 부여 등 관리가 부실하면 그저 길가에 뒹그는 돌덩이에 불과할 뿐이다.
전북은 조선왕조 뿐만 아니라 백제와 후백제, 가야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역사문화적 가치를 높이고, 나아가 관광자원화 해야 한다. 백제와 관련한 사업들이 충남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고민해야 한다. 모두가 힘을 모아 그 가치를 드높여 나가는 데 집중해야 한다. 마침 지난 30일 전북과 충남도, 익산과 공주, 부여 등 관계자들이 농협 등 민간과 함께 백제역사유적 가치 확산에 공동 노력하기로 협약했다. 그러나 지역사회가 달라져야 그 결실을 얻을 수 있다. ‘왕도의 고장’이란 가치를 살리는데 행정은 물론 도민 모두 깊은 관심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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