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산과 대구, 경남북을 영남권으로 묶어 어느 한 곳에 계속적으로 눈길을 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배려 받지 못한 지역에서 지역 차별이라며 거세게 반발할 게 뻔하다. 영남권에서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권역별 묶음 행사가 호남권에서는 자주 벌어지고 있다. 호남권의 중심에 광주·전남을 두고 전북은 그저 더부살이 정도로 여기는 태도가 새정부에서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정부가 진행하는 각종 권역별 사업과 행사에서 전북의 소외는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정부는 그간 효율성 등을 내세워 권역별로 사업과 행사를 치르면서 호남권의 경우 대부분 광주에서 진행했다. 호남권을 관할하는 국가기관 및 공공기관 역시 거의 광주·전남에 편중됐다. 이런 광주·전남 편중에 전북도민들의 불편은 클 수밖에 없었으며, 상대적 소외감 또한 컸다.
새정부는 참여정부 이후 약화된 국가균형발전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지역민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균형발전을 위해 경북과 경남이 별도의 권역인 것처럼 전북을 독자 권역으로 인정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러나 전북을 대하는 정부의 현장 행정은 과거와 별반 차이가 없다. 정부의 각종 권역별 행사가 여전히 광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다.
가장 가깝게는 어제 호남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로 행정안전부가 마련한 ‘오프라인 청년 1번가 권역별 원탁회의’가 광주에서 열렸다. 또 환경부 산하 국립생활자원관이 지난 16일 ‘생물다양성 특성화대학원 지원 사업’에 대한 지역 순회 설명회와, 인사혁신처가 지난 9월 개최한 ‘2017 전라광주권 공직설명회’ 또한 광주에서 가졌다. 심지어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국가균형발전 토론회조차 광주에서만 개최하려다가 전북지역 비판 여론이 나오고서야 별도로 전북에서 개최됐다.
정부는 시간과 예산, 장소 등의 여건상 여러 지역에서 치르기 힘들고, 권역별 행사장으로 대도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편다. 그러나 사업 자체가 중요하고, 지역민들의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역 순회 행사를 마련하는 것일 게다. 전북에서 광주까지의 물리적 거리는 물론, 도(道) 경계를 벗어나는데 따른 심리적 거리가 가깝지 않은 상황에서 행사 참석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멀리 있지 않다. 작은 행사 하나라도 소외된 지역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 사업과 행사에 더 이상 ‘전북 패싱’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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