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탄소융합기술원과 전북대병원이 채용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다. 정부가 최근 5년간(2013~2017년) 전국 1190개 기관과 단체에서 실시된 채용에 따른 특별점검을 실시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번 점검에서 무려 79% 946곳에서 모두 4788건의 문제점이 적발됐다. 정부는 부정청탁이나 지시, 서류조작 등 채용비리 혐의가 짙은 109건에 대해서는 사정당국에 수사를 의뢰하고, 255건은 징계 또는 문책을 요구하기로 했다.
도내의 경우 전북도 및 14개 시군 56개 지방공공기관의 58.6%인 34개 기관에서 87건의 부적절한 채용이 적발됐다. 전국 대비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비리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된 한국탄소융합기술원과 전북대병원이 수사 의뢰 된 것은 유감이다.
탄소융합기술원의 경우 직원 채용 과정에서 면접위원의 평정점수를 집계표에 옮겨 기재하는 과정에서 평점을 잘못 기재해 불합격 대상자가 합격자로 바뀌었다고 한다. 또 전북대병원은 전임 원장 때 이뤄진 직원 채용과정에서 지원자 인적사항이 포함된 응시원서를 내부위원으로만 구성된 심사위원에게 사전제공한 후 특정인에게 고득점을 부여해 채용시켰다고 한다.
이 밖에 징계나 문책이 요구된 남원의료원, 전북생물산업진흥원, 익산시문화재단 등 3곳도 보훈 가점을 잘못 부여하거나 편파성 여지가 있는 규정을 적용하는 등 문제점이 적발됐다. 애매한 인사규정이 문제가 된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사실 공공기관 단체 등의 채용비리는 이번에 드러난 것을 훨씬 넘어서는 것들이 더 큰 문제다. 선출직 시대에서는 당선인 주변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형식상 공채 과정’을 거쳐 자리를 꿰차는 경우가 허다하다. 단체장 주변의 특정인을 겨냥한 채용을 인지하지 못한 순진한 사람들이 들러리를 섰다가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어디 한 둘인가.
정부는 이번 점검에서 채용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난 274명의 기관장과 임직원은 즉시 해임과 업무 배제 등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바늘도둑만 잡고 소도둑은 방치하는 일이 돼서는 안될 것이다. 정부나 지방의 기관·단체의 장과 간부직, 감사 등 수많은 ‘자리’들이 정치적 의리나 거래, 대가로 ‘쉬쉬’하며 오가는 관행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경쟁력을 해치는 적폐다. 특정 분야에 정통한, 능력 일꾼이라면 모르겠지만, 형식만 갖춘 정치적 선별 채용이야말로 진짜 솎아내야 할 채용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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