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 후속 대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할 정치권이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고 있다. 정치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을뿐더러, 하는 꼴이 여간 실망스라운 게 아니다. 정부와 GM은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해 총 71억5000만달러(한화 7조7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조건부 합의했다. 한국지엠의 ‘10년 이상 유지’와 산업은행의 ‘비토권’도 합의 내용에 포함됐지만 군산공장 정상화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군산 경제는 작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이어져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군산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 있지만 전북 정치권은 립서비스만 날리면서 후속 대책을 추동시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겉으론 관심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처럼 액션을 취하고 있지만 예산확보 등 실질적인 지원에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추경예산이 단적인 사례다. 애초 전북도는 ‘자동차 부품기업 위기극복 지원’ 200억 원, ‘자동차산업 퇴직인력 전환교육 및 재취업 지원사업’에 116억2000만 원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반영된 예산은 각각 37억 5000만원과 81억 원에 불과하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협력업체와 실직자를 구제하기 위한 사업이기 때문에 매우 절실하고 신속히 집행돼야 할 예산인 데도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규모다.
쥐꼬리만한 이같은 추경예산으로는 두 사업과 관련된 세부 사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없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국회 심의 단계에서 마땅히 증액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전북 정치권은 추경예산 증액에 별다른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을뿐 아니라 추경 확대를 위한 응집력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무관심한 상태다.
또 국회 공전도 문제다. 5월 초 국회가 추경 심사에 착수하지 못하면, 6·13 지방선거 등 향후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예산 집행이 하세월일 수도 있다. 지난 4월 국회도 본회의 한 번 열지 못한 채 헛바퀴만 굴렸지 않은가.
수백개 협력업체들이 숨 넘어 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한다면 정치권이 이렇듯 느긋하게 대응해선 안된다. 말로는 민생을 챙긴다고 하면서도 나몰라라 하는 건 위선이고 직무유기다. 전북도와 전북 정치권은 추경예산 증액 및 신속한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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