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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

세상 사람을 둘로 나누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여자와 남자도 그중 하나다. 커피를 즐기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 더위를 잘 타는 이와 안 그런 사람, 착한 사람과 안 착한 사람, 감성적인 사람과 이성적인 사람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이제는 거기에 자신의 잘못과 흠결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과, 이쑤시개 문 이빨 사이로 ‘그까이꺼’를 내뱉으면서 콧방귀를 뀌는 사람으로 나누는 방법도 덧붙여야겠다.

 

남들에게 손가락질을 자주 당하고 욕을 엄청 먹는 사람들일수록 오래 산다고 했던가.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잘 몰라서였으리라. 그 말에 담긴 뜻을 제대로 헤아릴 길이 없었는데, 지난주에 그 귀한 목숨을 던져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정치인 한 사람의 뒷모습을 통해 그걸 뼛속으로 깨닫는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했다. 잘못을 저지른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이들은 괴로워서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평생을 바쳐 그토록 아끼고 사랑했던 이들을 실망시켰다는 게 그는 부끄러웠을 것이다. 더 이상은 그들 앞에 얼굴을 내미는 것조차 두려웠을 것이다. 그 어떤 욕을 먹어도 목을 빳빳하게 세우는 수많은 철면피의 두꺼운 철가면을 잠시 빌려 쓰는 것조차 그는 스스로 허락할 수 없었던 것이다.

 

세상 사람을 남녀로 구분하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커피를 좋아하고 안 좋아하는 건 취향 차이에 불과하다. 더위를 잘 타고 안 타고는 체질이 다른 것뿐이다. 감성적이거나 이성적인 것 또한 바람직하고 아니고를 따질 수 없다. 영면에 든 그가 그리울 때마다 한동안은 세상 사람을 둘로 나누는 수많은 방법 중 하나에 골몰하지 않을까 싶다.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과,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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