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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호 교수, 문장의 발견] 서비스 안주를 드릴게요

웬만한 이는 다들 아는 이야기다. 어느 중국집 사장하고 주방장이 사소한 일로 대판 싸웠다. 화가 풀리지 않은 주방장은 자신이 당한 걸 갚아주기로 했다.

다음날 장을 직접 보러 간 그는 가격이 제일 비싼 특특1등급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샀다. 각종 해산물도 냉동제품을 쓰던 평소와 달리 산지에서 갓 배송되어 온 싱싱한 걸로만 골랐다. 조리할 때는 고급 양념도 아끼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음식을 만들면 재료값이 훨씬 많이 들어가서 식당이 곧 망하게 될 거라고 믿었다. 한 열흘쯤 지나자 엉뚱한 일이 벌어졌다. 앞다퉈 몰려드는 손님들 때문에 주방장은 더 많은 땀을 흘려야 했고, 사장은 홀 서빙하고 배달 알바를 두 명이나 급히 고용했던 것이다.

유네스코 지정 음식창의도시 전주의 특색 중 하나가 가맥이다. 그곳을 가끔 혹은 자주 들락거려본 술꾼들은 알고 있다. 벽에 적힌 안주들 중 하나를 반드시 주문해야 한다는 걸. 1차에서 배를 가득 채우고 옮겨온 자리여도 예외가 없다. 안주 없이 맥주만 홀짝거리고 앉아 있으려면 주인의 따가운 눈 화살을 견뎌낼 만한 철판 같은 맷집을 갖추어야 한다.

‘정말로’ 딱 한 잔씩만 더 하자고 들른 어느 작은 가맥에서 ‘안주 미주문시 맥주 소주 5,000원’이라고 적어 붙인 안내 문구를 보았다. 거기에 담긴 속뜻을 누군들 모를까. 주인 몰래 그걸 곱잖게 쳐다보다가 ‘맥주 소주 5,000원’을 눈으로 지워냈다. 그 자리에 이런 문구를 슬그머니 얹어보았다.

안주 미주문시 ‘계절과일을 서비스로 드릴게요’

그 정겨운 한마디에 감동 먹은 술꾼들의 발길이 그 가맥으로 줄줄이 이어지지 않을까. 그런 ‘순진한’ 상상에 대고 씨잘떼기 한 푼 없는 소릴랑은 허덜 말라는 주인이 있다면, 좋다. 안타깝지만 그분은, 거기까지다.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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