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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종합경기장 개발 계획 개악 아닌가

전주시가 지난 17일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경기장 부지 3분의1 정도에 호텔과 백화점, 컨벤션센터를 짓고 나머지를‘숲’으로 조성한다는 게 골자다. 얼핏 보존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청사진 같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의문을 갖게 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종합경기장을 민간사업자인 ㈜롯데쇼핑의 놀이터로 전락시켰다는 점이다. 전주시는 롯데쇼핑에 2만3000㎡ 규모의 백화점 부지를 50년 이상 무상으로 장기임대하고, 200실 규모의 호텔을 20년간 운영토록 했다. 대신 롯데는 전시컨벤션센터를 지어 기부채납하고, 호텔은 20년 후 전주시에 내놓는다는 조건이다. 전주시는 시민의 땅을 매각하지 않고 지켜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지만, 금싸라기 같은 땅을 50년 이상 무상으로 넘긴 것과 매각 간 무슨 차이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입장에선 굳이 비싼 돈을 들여 부지를 매입하지 않고도 영구적으로 백화점을 운영할 수 있는 길을 연 셈 아닌가.

전주시의‘숲’조성 계획도 어정쩡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원·예술·놀이·미식을 테마로 전체 부지(12만2975㎡)의 3분의2를 시민 휴식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게 전주시의‘숲’조성 계획이다. 전주 곳곳에 공원이 널려 있는 상황에서 도심 한복판의 종합경기장까지 굳이 공원으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는 논란이 그동안 끊이지 않았다. 더욱이 백화점과 호텔 등이 세워질 경우 시민공원이 아닌, 공원을 만들어 롯데에 받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한 시의원의 지적이 따갑다.

전주시가 재설계한 이번 종합경기장 개발계획은 김승수 시장이 백지화시킨 전임 시장의 민간개발 방식을 어느 정도 살리면서 김 시장의 공원조성 의지를 중간쯤에서 타협한 산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모습이 됐다. 차라리 과거만도 못한 개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에 여러 이권을 주면서 막상 과거 롯데 부담으로 추진키로 했던 대체 종합경기장을 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게 된 것이 대표적이다.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을 놓고 원 소유주인 전북도와 개발권자인 전주시간 오랜 갈등은 이번 계획으로 봉합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기관의 봉합이 아닌, 지역의 미래다. 기관간 협의만 염두에 둔 채 도시의 모습을 바꿀 계획을 짜면서 공론화 과정이 생략됐다. 이렇게 어물쩍 넘길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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