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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게 귀촌이라고? 이제 어떻게 살아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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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란 프리랜서

귀촌이라는 단어는 내 인생에 없을 줄 알았다. 한 번도 깊게 생각해 본 적 없는 단어인데 완주로 오고 나서 귀촌 청년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귀촌과 귀농은 엄연히 다르지만 묶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확실하게 다른 것은 귀농은 정말 농사를 짓겠다는 결심 혹은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농사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지만 귀촌은 그러기엔 애매하다는 점이다. 삶의 터전을 시골로 이동하는 것은 같지만 직업은 농사를 짓고 사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하다 보니 하나의 교육으로 묶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기본적으로 내가 사는 지역에 대한 이해는 내가 살면서 터득하고 배워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고 어떤 이웃을 만나는지에 따라 영향도 많이 받는다. 

막상 귀촌했지만 뭐 먹고 살아야 하나 그 막막함을 첫날부터 느꼈다. 그렇게 일주일은 동네를 탐방하며 뭘 하기 전에 일단 지리부터 파악했고 기웃기웃 궁금하고 무언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싶어 뽈뽈 돌아다녔다. 그러다보면 나에대해 이야기 할 곳이 생긴다. 동네에 이런 청년이 있구나 하며 관심 가져주는 어른들이 계셨던 것은 감사한 일이고 운이 좋았다. 그리고 귀촌을 장려하는 지자체 별로 다양한 교육들이 많다. 그 교육들을 살펴보면 관심 있는 것들 생각도 못해 본 교육들이 있다. 

일단은 별로 흥미가 없어도 알아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교육을 신청해서 들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러다 보면 거기서 기회가 생긴다. 나 역시 교육을 통해서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에서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일을 하며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귀촌을 하고 나서 많은 청년들이 대부분 이런 중간지원조직에서 근무를 하며 지역을 배워가는 비율이 높다. 한정된 일자리, 농사가 아닌 일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다.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또 누군가에겐 지역으로 오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걸 느낀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먹을 때도 이왕이면 작은 마트, 큰 마트, 프랜차이즈 아이스크림 전문점 등이 있으면 고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그런 편하고 다양한 선택지 때문에 어느순간부터 갖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순간이 왔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모든 생활에 100% 만족은 어려운 것처럼 여기서의 아쉬움, 저기서의 아쉬움 말하자면 끝이 없으니 그냥 내가 선택한 이곳에서 지금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행복감을 느끼려한다. 여기에도 노력은 필요하고 도시에서의 노력과 결이 다를 순 있다. 

그렇지만 귀촌을 장려할 수 있냐고 내 스스로 물어본다면 50%이다. 나에겐 맞는 부분이 더 컸지만 아닌 경우도 많았고 나 역시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지 그건 더 살아봐야 아는 것이니까 다만 이쯤되니 이젠 언제까지 더 있지? 이런 고민에서는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많은 준비를 해서 온 친구들도 있었지만 떠난 친구도 있고 준비 없이 와서 나처럼 사는 친구들도 있고 그 사이 다른 지역으로 고향으로 각각 떠난 친구들도 많다. 여전히 시골에선 할 일이 많다. 그게 세상이 말하는 멋짐과 다를 수도 있지만 거기서 흔들리는 나, 비교되는 나 그럼에도 그 안에 있는 행복을 누리는 나도 나다. 비교는 끝없고 어딜 가도 나를 따라올 것이다. 내게 귀촌은 비교하는 나를 멈추고 일단 나를 바라보는 작업의 연장선이다. 

/조아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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