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전주 행정통합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벌써 4번째 무산이다. 지방선거가 70일 앞으로 다가와 물리적으로 힘든데다 통합 논의에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통합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완주군의회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완주·전주 통합의 불씨를 꺼뜨려선 안 된다. 오랫동안 완주·전주는 한 몸이었고 생활권도 대부분 일치한다. 더욱이 광역시가 없고 소멸 위기에 처한 전북으로서는 구심체로서 완주·전주 통합이 절실하다. 후유증을 최소화하면서 불씨를 살리는 지혜를 가졌으면 한다.
최근 여론조사는 완주·전주 통합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전북일보와 전라일보, JTV 의뢰로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 13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완주-전주 통합 찬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완주 군민들은 통합에 대해 매우 반대 39%, 대체로 반대 20% 등 59%가 부정적이었다. 반면 찬성은 매우 찬성 19%, 대체로 찬성 16% 등 35%에 머물렀다. 연령별로는 40대와 20대에서 반대 의견이 가장 강했고 지역별로는 농촌 중심의 완주 북동부지역이 전주 인접지역보다 반대 성향이 뚜렷했다.
통합을 반대하는 이유는 실질적 통합 효과 의문, 자치 재정 악화 우려, 혐오 시설 이전 가능성 등이 꼽혔다. 이에 비해 통합에 찬성하는 측은 전북 경쟁력 강화와 경제적 효과,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한 광역화 필요 등을 들었다. 이러한 결과는 완주 군민들이 단순히 정서적인 거부감을 넘어, 통합이 가져올 실질적인 이득에 의문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반대 이유가 재정, 시설 이전, 개발 소외 등 구체적인 삶의 질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통합을 재추진할 경우 이를 불식시킬만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면 여론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통합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면서도 무산 뒤에 있을 후유증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일이다. 완주·전주 통합이 추진되었던 2013년의 경우 찬성과 반대단체 간의 갈등과 대립의 상처가 깊고 오래갔다. 그런 점에서 이번 통합이 성사되지 않았다 해서 양 지역의 화합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삼갔으면 한다. 전광석화처럼 추진된 광주·전남의 행정통합을 반면교사로 삼고 긴 호흡으로 숨을 가다듬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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