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주머니 사정을 아는데 무작정 올릴 수는 없죠.”
물가가 급격히 상승했지만 대학가 음식점들은 낮은 가격대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 속에 겨울방학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가 107.71로 1년 전보다 5.1% 상승, 최근 20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도내 외식비 가격도 최근 4년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대학가는 사정이 다르다. 대학가 음식점들은 가격을 올리면 곧바로 가격저항을 체감하기 때문이다.
대학 원룸가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전나은 씨(31·여)는 지난 1년여 동안 고민한 끝에 음식 가격을 소폭 올리기로 했다. 그동안 대학생의 얇은 주머니 사정을 알기에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계속된 물가 상승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전 씨는 “작년 여름에 정말 올려야 하는 순간에도 버텼지만 이제 더는 무리다”며 “식자재 가격이 너무 올라 부득이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전주대학교 옛 정문 인근에서 바게트버거 장사를 하는 박모 씨(55)도 마찬가지다. 박 씨는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재료값이 올랐지만,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재료를 줄이는 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박 씨는 “음식 특성상 재료의 정량이 정해져있어 비율이 바뀌면 맛이 변해버린다”며 “재료값은 계속 오르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대학가 음식점들은 매년 찾아오는 겨울방학이지만 올해는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유난히 힘들게 느껴진다고 한다. 손님이 없는 방학에도 임대료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북대학교 옛 정문 상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30대)도 방학 기간에는 임대료를 내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한다.
A씨는 “카페도 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는다”며 “방학 기간 그나마 있는 손님들을 끌어모을 수 있게 전북대 학생들만 알바생을 쓰면서 인력 관리에 융통성을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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