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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칼럼] 갈근과 한의학

 



과음한 다음날 목욕탕에서 땀을 내고 탈의실에 가면 매점 안에 꼭 파는 음료수가 있다. 칡뿌리를 짠 갈근즙인데 한 잔씩 마시고 나면 속도 시원하면서 무엇인가가 쑥 내려가는 느낌을 한 두 번씩은 경험했으리라 생각된다.

 

칡은 우리나라 각지의 산이나 골짜기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콩파의 여러해살이 덩굴나무이다. 맛이 달고 독이 없는 칡은 그냥 놔 두어도 잘 자라며 보라색 꽃이 은은하고, 뿌리에는 녹말성분이 많아 떡이나 국수를 만들어 먹을 뿐 아니라 과거에는 줄기에서 섬유질을 뽑아 베를 짜기도 했다.

 

특히 요즘에는 여름철에 냉면의 재료에 칡의 성분을 첨가하여 사람들의 속을 더욱 시원하게 하곤 한다. 칡뿌리에 얽힌 다음의 이야기를 먼저 소개한다.

 

 

어느 시골 한 노인이 산에서 약초를 캐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약초를 캐어 팔기도 하고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기도 하였는데, 어느 날 산속으로 한 소년이 숨어들어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갈씨 집안의 외아들인데 아버지가 반역자로 모함을 받아 집안이 몰살위기에 처해 대라도 이을 생각으로 외아들을 산속으로 피신시킨 것이었다. 갈씨 가문은 그 지방 사람이면 다 아는 충신집안이었다.

 

그래서 자기만 아는 동굴에다 소년을 피신시키고 음식을 날라다주며 보살폈습니다. 세월이 흘러 세상이 조용해지자 노인은 소년에게 이제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하였지만, 소년은 “집으로 돌아가도 혈육도 재산도 없으니 할어버지와 함께 살게 해달라”고 애원해 두 사람은 같이 살게 됐습니다.

 

노인이 세상을 떠나자 장성한 소년은 노인이 하던 일을 계속이어 나거던 어느 날 열과 갈증이 나고 설사가 심한 환자가 찾아와 고통을 호소하였고 그는 노인이 하던 대로 산에 올라가 약초를 캐어 그 약초를 환자에게 먹이었더니 환자는 완쾌되었다.

 

환자는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그 약초의 이름을 물었다. 그는 한참 생각 끝에 “내가 갈씨 가문이 뿌리를 지키기 위해 산 속에 남아 캐냈으니‘갈근’이라고 하자”며 임시변통으로 명칭을 둘러댔다. 그래서 칡뿌리를 ‘갈근’이라 부르게 되었다.

 

 

칡뿌리의 가장 큰 효과는 땀구멍을 열어 땀을 내게 하여 감기나 이로 인한 근육의 긴장을 풀어 주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방의 감기 치료에 갈근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더불어 뇌혈관이나 심장의 관상동맥의 확장을 돕기 때문에 고혈압으로 인한 두통과 항강(뒷목이 뻣뻣한 증상)이나 협심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약재이다.

 

둘째는 장부의 습열(濕熱)을 제거하여 주는 효과이다. 술에 취했을 때의 한의학적 치료 방법은 땀을 내고 소변을 잘 보게하여 내부의 습열을 빨리 덜어 주는 것이다. 이에 가장 적합한 약재가 바로 갈근인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간에 습열이 쌓여 황달 및 간염이 있을 때에도 좋은 효과가 소갈증이라 불리는 당뇨병에도 매우 좋은 작용을 한다.

 

집에서 사용할 때에는 우선 깨끗하게 씻은 다음 껍데기를 벗겨내고 두꺼운 것은 몇 조각으로 나누어서 햇볕에 말려 보관하면서 차 끓이듯이 복용하거나 칡뿌리를 즙을 내어 복용하여도 되는데, 소화기능이 약하거나 장이 찬 사람은 삼가 하는 것이 좋다.

 

가장 흔히 경험하는 감기와 과음인지라 하나님이 쉽게 구할 수 있도록 배려 하셨다는 생각이 든다.

 

/ 윤희식 (우석대 한방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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