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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동창생] 전주고

‘전고, 그대의 영원한 자랑이듯

 

그대 또한 전고의 자랑이어라’

 

전주고 교정에서 맞이하는 몇 어절에 불과한 이 글귀가 전주고와 전주고 동문들이 갖는 강한 자부심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80여년 역사에 4만여 졸업생을 배출한 전주고. 굳이 사족을 붙이지 않더라도 자타가 공인하는 호남 제일의 명문 고교다.

 

78년도 전주지역 평준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전주고에는 전국의 많은 인재들이 몰렸고, 그 인재들이 현재 각계에서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다. 전주고 출신들의 활약상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말이 ‘몇 회냐’다. 도내 전문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끼리 처음 인사를 나눌 때 대뜸 ‘몇 회냐’고 묻더라도 거의 통할 만큼 전주고 출신들이 폭넓게 포진한 것을 두고 나온 우스갯말이다.

 


대통령만 제외하고 고관대작의 자리를 꿰차지 못한 곳이 없다 할 만큼 그동안 전주고는 많은 전국적 인물을 배출했다. 국무총리에서부터 경찰청장, 서울시장, 경제부총리, 감사원장, 대법관, 국가정보원장, 여·야당 대표 등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정점에 전주고 출신들이 자리했다.

 

정치계에서 소석 이철승씨(19회)는 막강 야당 총재로 한국 현대 정치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고, 현 집권당 대표로 한광옥씨(37회)가 있다. 역대 국회의원을 지낸 동문 수가 40여명에 이른다.

 

행정쪽에서 간판은 고건 현 서울시장(33). 최연소 전남도지사를 지낸 고시장은 최연소 전남도지사와 국무총리를 역임하기도 했다. 전주고 출신으로 장관을 지낸 사람은 1회 고광만씨가 문교부장관을 지낸 것을 시작으로 10여명이다.

 

현직으로는 진념 재정경제원 부총리(35), 신건 국정원장(36), 오홍근 국정홍보처장(38)이 있다. 한승헌 변호사(30)는 감사원장을 지냈으며, 이무영씨(40, 전주북중)는 경찰 총수인 경찰청장을 역임했다.

 

이정우(6)·이춘성(18)·강상원(28)·이강년(36)씨 등 4명의 전북도지사가 전주고에서 배출됐다.

 

전문직 분야에서 전주고의 활약은 눈부시다. 평준화 전까지 기수별로 전문직으로 진출한 수가 졸업생 전체의 절반에 이른다. 전문직중에서도 특히 법조계와 의료계·학계에서 활동하는 졸업생이 어느 기수를 막론하고 평균 2백여명에 이를 정도다. 전주고 출신 고시 합격자가 1천여명에 이르며, 이같은 숫자는 지방 고교중 최대치다.

 

전주고를 모교로 한 대학교수만 1천명 이상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학계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낸 인물들도 많다. 카이스트원장을 역임한 뒤 현재 카이스트 고등과학원장으로 있는 김정욱박사(29)는 노벨 물리학상 후보로 거명될 만큼 ‘소립자’분야 권위자다.

 

4세대 항생제 개발에 주역을 맡은 김완주씨(38)도 과학지가 예상한 노벨상 후보로 거명됐다. 미국 휴스턴라이스대 교수로 있는 채수찬박사(50)는 김대중대통령의 경제자문을 맡는 등 경제학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김종철(17회, 학술원회원, 전 우석대총장)·김원섭(24회, 전 전북대총장)·임성희(26, 전 중앙대총장)·장명수(29, 우석대총장)·장명선씨(29, 전 호남대총장) 등은 대학총장 역임하거나 현직 총장으로 재직중이다. 12년간 최장수 동창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지난해 고인이 된 서정상박사(24)는 우석대 설립자 겸 전북일보 설립자로서 언론과 인재 양성에 업적을 남겼다.

 

동창회장인 유인상 전주병원이사장(24)과 재경총동창회장인 박만용 병원장(29) 등 의료계에서 활동중인 동문들은 숫자 집계가 쉽지 않을 만큼 전국 각지에 널리 포진해 있다.

 

전철환 한국은행총재(34)와 이남신 합참의장(40)도 전주고가 배출한 인물이다.

 


동문인맥

 

◇전·현직 국회의원

 

이정우(6) 지연해(10) 류청(13) 박환생(13) 길병전(15) 엄병학(15) 박노준(15) 한상준(17) 김용진(17회) 최영두(17) 송영주(17) 이옥동(18) 이철승(19, 전 신민당 총재) 채영철(21) 차형근(21) 정규헌(23) 임방현(26) 조세형(27) 지종걸(28) 손주항(29) 정길진(29) 최낙철(29) 전휴상(30) 김병오(31, 국회사무총장) 김원기(32) 송현섭(33) 장성원(34) 김형래(34) 조찬형(34) 김태식(35) 박실(35) 이종률(37) 한광옥(37, 현 민주당 대표) 박정훈(37) 이원창(38) 이긍규(38, 이상 전직 국회의원) 장영달(45) 정동영(48)

 

◇자치단제장

 

임명환(28, 완주군수) 최규환(31, 부안군수) 고건(33, 서울시장) 김태환(36, 제주시장) 김완주(42, 전주시장) 곽인희(45, 김제시장) 박원철(29, 서울시구로구청장) 임익근(서울시도봉구청장)

 

◇광역의원

 

이천규(36, 강원도도의원) 박원조(38) 김홍기(38) 김희수(48) 이용완(50) 이충국(51)

 

◇관계

 

고광만(1, 전 문교부장관) 이정우(6, 전 전북도지사) 임남수(12, 전 체신부차관) 김영원(13, 전 조달청장) 강봉수(16, 전 보사부장관) 이춘성(18, 전 전북도지사) 나도헌(19, 전보사부차관) 임성희(26, 전공보처장관) 장명관(27, 전 인도네시아 대사) 강상원(28, 전 전북도지사) 전병우(28, 한국통신공사이사장) 한승헌(30, 전 감사원장) 이강종(30, 전 경찰대학장) 채의석(30, 전스웨덴 대사) 황병인(30, 전 동자부장관) 최동섭(31, 전 건교부장관) 김종건(31, 전 법제처장) 이연택(32, 월드컵조직위원장) 강동석(34, 신공항관리공단이사장) 진념(35,재정경제부총리) 신건(36, 국가정보원장) 이강년(36, 전 전북도지사) 권갑택(37, 전 국립과학원장) 오홍근(38, 청와대 공보수) 정신(39, 우크라이나대사) 이무영(40, 전 경찰청장) 강선용(40, 가봉대사) 최창신(41, 월드컵조직위 사무총장) 유희열(42, 과학기술부 실장) 강재수(43, 전북도 정무부지사)

 

◇학계

 

양훈영(16, 한국금속학회장) 김종철(17, 전 우석대총장) 유재신(24, 전 전북도교육감) 김원섭(24, 전 전북대총장) 임성희(26, 전 중앙대총장) 홍태표(27, 전 전북도교육감) 임승래(〃) 배병태(28, 해운상업연구원장) 장명수(29, 우석대총장) 김정욱(29, 카이스트원장) 김동철(29, 한국 레이저 분야 1인자) 장명선(29, 전 호남대총장) 백완기(32, 한국행정학회장) 심상철(33, 초대 과학기술원장) 김완주(38, 항생제 개발 권위자) 한상진(40, 전 정신문화연구원장) 채수찬(50, 휴스턴 라이스대교수)

 

◇문화·체육계

 

조병희(8, 시인) 류심평(17, 영화감독) 류기수(18, 소설가) 허병(19, 서양화가) 조원경(26, 무용가) 곽우종(31, 문학평론가) 송계일(33, 동양화가) 이영석(36, 시인) 나덕성(37, 첼리스트) 박정만(43, 탤런트) 송희남(44, 탤런트) 김영곤(48, 국립극장장) 박인규(52, SBS농구코치) 전병관(65, 역도)

 

◇재계

 

송삼석(23, 재경도민회장·모나미회장) 최명재(23, 파스퇴르회장) 임채홍(24, 대상그룹 고문) 서갑석(27, 한일리스사장) 김선홍(28, 전 기아그룹회장) 유문희(30, 한국기업리스 회장) 최낙현(31, 계성제제회장) 이일원(33, 신농대표) 전병주(34, 온양제일관광호텔 사장) 허진규(36, 일진그룹회장) 이의철(49, 쌍방울그룹회장)

 

◇금융계

 

정우창(11, 전 중소기업은행장) 송주인(27, 전 전북은행장) 이광수(27, 한국산업은행 이사장) 정승재(28, 전 전북은행장) 장명선(29, 전 외환은행장) 박찬문(30, 전 전북은행장) 홍성주(35, 전북은행장) 김상훈(38, 금융감독원 부원장)

 

◇언론계

 

박권상(24, KBS사장) 서규석(26, 방송위원회 이사장) 정종문(34, 동아일보 수석논설위원) 임병찬(34, 전북도민일보사장) 서형락(34, 전북제일신문사장) 최공엽(34, 새전북신문사장) 전병채(35, KBS보도본부장) 심재택(35, 월간 말 발행인) 김근(37, 연합뉴스사장) 정희경(38, 한국일보 논설위원) 김승일(38, 전북일보 주필) 이광춘(40, kbs 취재부 부주간) 류희근(41, 전주MBC사장) 이선구(41, 전주케이블TV사장) 백낙천(42, 전주방송 사장) 길종섭(42, KBS 대기자)이정근(42, 매일경제신문 부국장) 최선근(42, MBC 라디오국장) 양영철(43, MBC국제부 CNN뉴스부장) 신경민(48, MBC 특파원) 최규식(49, 한국일보 정치부장) 김종진(57,KBS앵커) 서창훈(58, 전북일보사장)

 

◇법조계

 

하경철(34, 헌법재판관) 전도영(36, 광주지법원장) 이강국(40, 대법관) 박재윤(42, 대법관) 채수철(44, 춘천지검검사장)

 

◇의료계

 

유인상(24, 전주병원이사장·총동창회장) 박만용(29, 병원장·재경동창회장) 은홍배(33, 전 전북대병원장) 김진기(34, 성가병원장) 유태전(35, 영등포병원 이사장) 김익수(37, 새서울병원장) 이양근 (44, 전 전북대병원장) 박천규(44, 전주성모병원장) 고재기(46, 전북대병원장) 송정모(58, 우석대 한방병원장)

 

◇군

 

이남신(40, 합참의장) 유해근(42, 특전사령관) 황의봉(43, 육군소장) 박규복(44, 공군준장) 김관진(45, 육군소장) 한봉희(45, 육군준장) 김대진(〃) 김명균(46, 해군준장) 권태하(47, 육군준장) 임원택(〃) 서양원(47, 해군준장)

 


연혁

 

△1919.3.31 관립 전주보통학교로 설립
△1919.6.16 개교
△1923.3 구령에 의해 전주고보 제1회 28명 졸업
△1925.4.1 전주공립보통학교로 개편
△1946.4. 1전주북공립중으로 개칭
△1946.4.15 김가전 제2대 교장으로 취임
△1951.9.1전주고등학교로 개칭
△1951.9.17 학제 변경으로 전주북중과 분리
△1969.10.27 본관 건물 전소
△1969.12.31 본관 건물 준공
△2001.2.8 제78회 졸업(졸업생 3만2천3백88명)

 


남다른 '전주고 총동창회'

 

전주고 총동창회는 회원인 졸업생보다 재학생 걱정을 먼저 하는 데 다른 학교 동창회와 차이가 있어 보였다.

 

4만여 동문이 있기에 번듯한 총동창회관 건물 하나라도 갖고 있을 법 한데 그렇지 않다. 전국 각지에서 맹활약하는 동문들을 배출한 학교 총동창회 사무실이라고 보기 힘들 만큼 모교 교정내 한켠에 사무실을 두고 있을 뿐이다. 총동창회 기금도 동문들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11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사무실이나 기금 규모를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게 동창회 임원진들의 이야기다. 기수별 사무실이 있고, 모교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 역시 동문들이 십시일반으로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동창회에서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변화하는 시대 모교의 발전 방향이다. 총동창회는 시대상황에 맞게 학교 자체의 변화가 필요하고, 이를 세계화에서 찾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세계로 호흡할 수 있도록 미국·중국·일본 등 각국의 학교와 자매결연를 추진하는 사업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캐나다를 포함 북미주에 1천여 동문들이 살고 있어 북미주 동창회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현재 북미주에 있는 지역별 14개 동창회를 하나로 묶는 북미주 총동창회 결성이 추진중이어서 올 상반기중이면 그 결실을 볼 것이라고 동창회 사무국장은 말했다.

 

다른 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전주고 총동창회의 주요 사업중 하나가 타지역 학교 동창회와의 교류사업. 이학교 동창회는 지난 99년부터 경북고 동창회와 자매결연을 해 매년 3월 바둑·골프 등의 친선교류 활동을 하며 호영남 친선을 다지고 있다.

 

1만여 회원이 있는 재경총동창회는 서울에 동창회관 건립을 목표로 활동중이다.

 


비평준화 마지막 기수 58회

 

전주고 동문들 사이에는 기수별 특징이 조금씩 있다. 전체적으로 홀수보다 짝수 기수 쪽이 잘 나갔으며, 고시 출신이 많거나 언론계·관계 인사가 특별히 눈에 띄는 기수가 있다.

 

임병찬 전북도민일보사장·서형락 전북제일신문사장·최공엽 새전북신문사장은 똑같이 34회며, 53회중에서 20명 가까운 언론이이 나와 언론인 기수로 통한다. 55회는 법조계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고시 출신이 많아 해 ‘고시 기수’로 일컬어진다.

 

비평준화시대 막내둥이가 58회. 마지막 비평준화 세대로서 유종의 미라도 거둘 듯 58회 기수들은 여러 면에서 기록을 갖고 있다.

 

이 기수중 1백70여명이 81년도 서울대에 합격해 역대 전주고 최대 서울대 합격자 수를 기록했다. 당해 년도 전국 고교 최다 서울대 진학자를 내 79년부터 서울대 최다 합격자 3연패의 영광도 모교에 안겨주었다.

 

만 40세에 해당하는 이들 기수들은 동창들의 기대에 걸맞는 사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 동기중 사법고시 합격자만 33명이 배출됐고, 행정고시 등을 합쳐 고시 합격자가 50명에 이른다.

 

의료계에서 활동하는 동기만도 2백여명이 넘는다. 이들 동기에서 20여명의 교수와 50여명의 박사가 배출됐다. 역대 기수별 특징을 무색하게 할 만큼 58회 기수에서 모든 기록들을 갈아치울 기세다.

 

법조계에서 유재만·박준효 지원장 등 15명이 현직 판·검사로 있고, 서울대 고형석교수는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한덕연 사회복지정보원 부원장은 사회사업 정책·교육개발에서 우뚝 서 있다. 서창훈 전북일보사장과 서울이동통신 박차웅 대표이사도 이 기수다.

 

등산·테니스·마라톤 등 각종 기수별 동호인 모임을 활발하게 갖고 있다는 양오봉 기수회장(전북대 교수)은 비평준화 마지막 세대로서 선배들과 벽이 있는 평준화 이후 후배들과의 징검다리 역할을 향후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올 봄 50대 기수와 60대 기수간 모임을 갖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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