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67㎝ 59㎏의 체격. 완주 봉동출신으로 완주고를 졸업하고 73년에 공직에 입문한 후 2001년 6월말 완산구청 체육청소년 담당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김진환씨(58).
평범한 체격과 경력의 그는 ‘온고을경기장 마라톤클럽’ 회장이다.
20여년의 테니스 구력을 자랑하는 그는 95년 6월 효자2동사무소 근무때 시민체육대회 장년마라톤(50세 이상·5㎞) 부문에 참가하면서 마라톤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테니스로 건강을 다져 쉽게 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연습도 하지 않고 무턱대고 출전, 운동장 2∼3바퀴를 돌자 가슴이 터질듯 숨이 가빠 겨우 완주했다.
그때부터 ‘달리기를 해야 되겠다’고 마음 먹었다.
-마라톤 대회 출전 경력은.
△95년 하반기부터 퇴근 후 거의 매일 오후 7시 이후에 5㎞ 거리를 시간 체크하며 뛰었다. 21분대까지 기록이 나왔고 96년 10월 도민체전 때 다시 장년마라톤(5㎞)에 출전, 70명중에 3등을 차지했다. 97년에는 2등을 했다.
5㎞가 숙달해지자 10㎞로 연습거리를 늘렸고 2000년 벚꽃마라톤대회 때 풀코스에 처음 도전, 3시간 51분대에 완주했다.
그해 10월에 춘천국제마라톤, 2001년 3월 눈발이 흩날리는 서울마라톤, 2001년 벚꽃마라톤(3시간 27분대), 올해 3월 17일 동아마라톤을 뛰었다.
이번 전주∼군산 국제마라톤이 6번째 도전이었다.
-마라톤에 몰입한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젊은 사람들한테 뒤지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공직사회에서 누구 보다 체력이 강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때도 연령이 기준으로 작용해서는 부당하고 강인한 체력으로 능력이 있어 일을 잘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었다.
-입문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42.195㎞ 풀코스라고 해서 어렵고 힘들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한 번 달려봐야 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과연 풀코스를 달린 후 어떤 쾌감이 있을지 기대하고 실제 느껴봐야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하면 누구나 완주할 수 있다.
-마라톤은 어떤 점이 좋은가.
△우선 현실적으로 체중이 감량된다. 남자나 여자나 비만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다이어트 효과가 가장 확실하다. 특히 복부 비만은 금방 없어진다.
몸이 가벼워지므로 정신적으로 의욕이 생겨 생활이 활기차다.
의학적으로 마라콘을 함으로써 위 장 폐가 좋아지고 건강해진다는 것은 이미 증명됐다. 기분이 꺼림직할 때도 달리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더욱이 풀코스 완주를 해내면 성취감은 완주해본 사람만이 안다. 한번 완주하면 다시 도전하므로 마치 마약같다. 다리가 안 떨어져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저절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힘을 내 완주하게 된다.
35㎞지점을 통과하면 힘이 쭉 빠진다. 거기서부터는 진정한 자기와의 싸움이다. 그러나 힘들지만 가야된다는 의욕과 성취감이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
-흔히 인생과 마라톤을 비유하는데.
△그렇다. 연인이 처음 만나면 흠도 없고 모든 것이 곱게 보인다. 하지만 결혼하고 살다 보면 사소한 것도 서로 싫어진다.
마라톤도 마찬가지다. 초반에 짧은 거리를 빨리 뛰면 안된다. 장시간 달려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힘에 안배를 둬야 한다. 차근차근 고르게 천천히 뛰어야 목적지까지 골인을 하는 것이다.
중간에 무리하면 골인을 못하는 것은 서로 자기 주장만 내세우다 생활이 안돼 헤어지는 인생과 비교된다.
-온고을마라톤클럽의 특성은.
△지난해 7월 결성됐다. 경기장 트랙에서 주로 연습하는 사람들이 뭉쳤다.
일찍 나오는 사람은 새벽 4시에도 나오지만 나이트를 켜주니까 훤하다. 밤에는 전북일보사 전광판 덕분(웃음)에 트랙이 잘 보인다. 새벽 5시∼7시 시간대가 가장 성황이다.
일반인들이 전주종합경기장은 항상 개방돼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클럽활동은 트랙에서 회원들과 함께 연습하니까 실력 향상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나혼자 처진다라는 생각 때문에 경쟁심이 생긴다. 연습기간이 길지 않아도 고르게 기록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운동장에서 함께하는 연습의 장점이다.
/ 온고을 경기장 마라톤 클럽은 /
다양한 연령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온고을 경기장 마라톤 클럽은 지난해 7월 발족했고 현재 회원은 47명이다.
전주∼군산 국제마라톤에 36명이 풀코스를 완주했고 나머지는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의사 교수 교사 공무원 회사원 주부 등 회원들의 직업이 다양하다.
매일 아침 전주종합경기장에서 뛰는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모였다. 매월 첫째주 토요일 오후 4시에는 경기장에 모여서 운동하고 저녁을 먹는다.
하루에 1∼2시간씩 대화를 나누며 달리기 때문에 발족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회원들은 오랜 친구처럼 친하다. “어느 모임보다 서로를 위하고 화합한다”고 회원들은 자랑한다.
대회 참가 때는 각자 조금씩 먹을거리를 준비한다. 비용이 별로 들지 않고 회원들이 서로 ‘잔치를 벌이며’ 나눠먹으니 단합이 더 잘된다.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임답게 이기심이 적고 순수한다. 성의껏 뭐든지 할려고 나서고 뒤로 빼는 법이 없다.
신기록 갱신 등 좋은 일이 생기면 아침을 사는 것이 불문율처럼 돼 있다.
일요일에는 실력이 엇비슷한 회원끼리 동물원 코스(10㎞)나 종합경기장에서 월드컵경기장을 왕복하는 코스(20㎞)를 뛴다. 때로 편을 갈라서 계주를 하는데 나이 순으로 편을 가를 경우 30대 보다 40대가, 40대 보다 50대가 더 잘 뛴다.
회원중에는 5∼10㎞에 이르는 약속 장소를 뛰어서 참가하기도 한다. 오는 6월에는 마이산 야유회를 계획하고 있고 차를 타지 않고 전주에서 마이산까지(약 50㎞) 마라톤으로 가려는 계획도 있다. 여기에는 지원차량 1대만 필요하다.
마라톤 클럽이어서 회원들의 체력이 워낙 좋아 주량이 대단하다. 평소에는 술을 잘 안마시지만 회식 등에서는 술로 새벽까지 끝장을 본다. 특히 대회에 참가하고 난 후에는 ‘엄청나게’ 술을 마신다.
회원들이 준비한 음식에 막걸리가 주 메뉴다.
/ 클럽내 열성 회원들 /
회원중 전임 회장 양기철씨(57)는 1백8㎏의 몸무게를 78㎏으로 줄였다. 병원에서 고혈압 등 성인병을 조심하라는 경고를 받아 마라톤을 시작했다.
운동이라면 가리지 않고 이것 저것 해보았으나 몸무게가 줄지 않았고 마라톤을 시작한 후 건강이 아주 좋아졌다.
아침마다 50바퀴(20㎞), 오후에 50바퀴를 뛰어 매일 풀코스 거리를 뛰고 있다.
김정곤씨(42)는 마라톤선수 출신으로 학원 강사이다. 클럽내에서 기인으로 통하는 그는 밤 11시나 12시 등 시간을 가리지 않고 뛴다. 겨울에도 런닝과 팬츠만 입고 뛰며 시내버스와 경주를 벌이기도 한다. 비오는 날도 뛴다.
주부 이인숙씨(40)는 매일 새벽 4시에 나와 1시간 30분동안 뛴 후 가족들의 아침 식사를 챙겨준다. 이씨는 “마라톤을 하는데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클럽의 홍보부장을 맡고 있는 강기상씨(38)는 jstadium.da.st라는 클럽 홈페이지를 책임지고 운영하고 있다.
하루에 두차례 이상 홈페이지를 업그레이드 하는 그는 항상 디지털 카메라를 휴대하고 다니며 사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14일 대회 하루 전인 13일 전주∼군산간 벚꽃의 상태를 촬영, 홈페이지에 올려 회원들의 궁금증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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