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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휴가문화

 

 

불볕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열대야 현상까지 겹쳐 사람들을 더욱 지치게 했다. 본격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피서 행락도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전국의 해수욕장과 유명 산, 계곡 유원지등에 피서인파로 초만원이다.

폭염을 피해 산이나 바다를 찾아 휴식을 취하는 일은 바람직하다. 모처럼 도시를 떠나 일상에 찌든 심신을 쉬게 하고 가족들과 단란한 한 때를 가짐으로써 재충전의 기회를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기회를 마련해 주기 위해 실시하는 휴가문화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참으로 별나다. 한꺼번에 똑같은 시기에, 똑같은 장소에 피서객들이 몰려드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는 것이다.

주말 TV화면에 비친 부산 해운대나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 풍경은 시원하다기 보다는 숨이 막힐 듯 답답하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도대체 그 고생길을 마다않고 찾아간 피서지에서 백만인파에 뒤섞여 무슨 여유를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우리나라에서 이제 여름 한 철 휴가는 당연히 누려할 몫으로 여긴다. 가진 사람이나 못가진 사람이나 일종의 통과의례가 된듯 기를 쓰고 즐긴다. 하지만 잘 산다는 미국에서도 일반인중 14%, 전문경영인 중 21%는 연중 전혀 휴가를 가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의 대다수 직장인들은 평균 18일간의 연차 휴가중 절반에 못미치는 8∼9일만 휴가에 사용할 뿐이라고 한다. 이런 수치는 미국인이 연중 12.8일을 쓰는 것에 비해 훨씬 짧고 유럽 직장인들이 6주만에 한번 꼴로 휴가를 내는데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불경기도 생활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휴가철 모습만으로는 우리나라도 잘 사는(?) 나라 축에 끼일만 하다. 고속도로를 꽉 매운 피서 차량 행렬하며 외국의 유명 피서지를 찾아 나서는 부유층의 해외여행 붐이 그렇다. 그러나 휴가를 다녀와야 체면치래를 한다는 생각이 꼭 옳은지는 생각해 볼문제다. 태국의 '방콕' 여행이 아니라 '방에 콕 박혀서' 휴가기간을 보내는 신종 휴가가 개인의 재충전을 위해 더 유용하다는 실속파도 많다.

무엇보다도 휴가효과라는 것이 기껏 3일을 못넘긴 다들 사회학자의 조사결과도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휴가 후 첫 출근하는 날 업무에 재진입한다는 스트레스를 더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지금은 한창 휴가철이다. 들뜨지 않고 자기 형편에 맞는 알뜰한 휴가계획을 짜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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