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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오륙도와 사오정

 

유도란 운동이 여느 운동과 다른 점은 낙법(落法)부터 배운다는 점이다.

 

상대를 먼저 쓰러뜨려야 이기는 운동에서 잘 넘어지는 법부터 배운다는 것은 얼핏 패배를 전제로 하는 운동으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매트 위에 상대를 눕혀야 한다는 것은 곧 나도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안 넘어지려고 기를 쓸 일이 아니다.

 

오히려 넘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치지 않게 넘어지는 법을 의하는 것이 상대를 이기기 위한 첫걸음이다.

 

얼마전 정부는 이달 말로 정년퇴임하는 교원 1천5백90명에게 훈·포장과 표창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축하할 일이다. 정년을 맞을 때까지 일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특히 60세 정년인 교원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정년과 관련해서 최근 항간에 떠도는 말이 둘 있다. 오륙도(五六盜)와 사오정(四五停). 56세까지 일을 한다면 도적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섬이름 오륙도. 그리고 45세면 직장을 그만 두어야 한다는 의미의 사오정.

 

이 두 단어는 오늘날 퇴직과 관련하여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다.

 

실제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종업원 100명 이상 기업 1,352개사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97∼2002년) 퇴직관리 현황을 조사·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43.3%가 지난 99년부터 2002년까지 인력을 감축할 경험이 있고 가장 선호하는 방법으로 명예(희망)퇴직(53.7%)을 이용했다고 한다. 이어서 정리해고(17.9%), 아읏소싱(16.4%), 계열사 전출(5.2%), 휴직(5.2%)등의 순이다.

 

그 결과 이전에 비해서 근무연한이 평균 4.35년 줄어들었고 이들 조사 기업의 평균 정년연령은 56.4세였다. 이렇게 빨라진 퇴직시기에 비해서 기업이 이들 정년 및 퇴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퇴직을 대비한 교육, 창업지원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경우 전체 5.8%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렇게 퇴직시기가 빨라진 만큼 취업도 일찍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취업시기는 오히려 늦춰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결국 퇴직때 줄어들고 취업때 늦춰지는 근속연한은 상당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늦잡아 56세부터 우리나라 평균수명 76세까지 20여년의 일할 수 없는 기간이 생기게 되면서 일할 수 있는 기한은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결구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부담으로 남는다는점에서 모두의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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