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딱따구리] 시립예술단 1인 릴레이시위

 

임금체계를 둘러싼 전주시와 전주시립예술단 노동조합의 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립예술단노조는 지난 2일과 3일 전주시의회 청사 앞에서 '임금체계의 호봉제 전환'과 '오디션 평가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통해 "경력에 관계없이 오디션 5분으로 임금체계가 결정되는 시스템과 신분보장이 어려운 연봉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립예술단은 지난 2000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호봉제를 폐지, 매년 오디션을 통해 등급별 연봉제 계약을 맺고 있다.

 

전주시는 3일 "노조의 주장은 시기상조”라며 "현재 전주시 재정에서 연봉제 전환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호봉제를 도입할 경우 약 10억원의 재정이 추가로 소요되는 것을 비롯해 호봉 누적에 따라 매년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시립예술단원은 모두 1백83명. 전체 운영비 35억원 중 인건비는 29억원, 순수 공연 관련 비용은 6억 원에 불과하다.

 

올해 초 발족한 예술단노조와 시의 단체교섭이 6개월을 넘어섰고, 전체 1백27개 조항 중 1백11개 조항에 합의, 양측모두 "별다른 무리 없이 원만한 합의과정에 있다”며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 봐달라”고 말하던 차였다.

 

시와 노조의 쟁점은 급여체계와 오디션제도. '오디션'이란 수렁과 '연봉제'라는 암초가 협상의 걸림돌로 부각될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양측 어느 누구도 시원스럽게 답을 내리지 못한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예산으로 호봉제를 실시한다고 해도 각 단체별 설립시기와 단원별 편차가 심하고 다시 입단한 단원의 이전 경력 인정여부 등 논란의 불씨가 남아있다. 게다가 개인에 따라 임금이 상·하향될 가능성도 있어 이에 따른 반발도 우려된다.

 

오디션도 마찬가지다. 단원들이 오디션제도의 개선을 주장하며 단원중심 평가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이유는 예술가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 악용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그러나 무대 예술인들의 캐스팅이나 평가 등에 필수적인 오디션에 대한 거부는 자칫 '예술인들이 기본 의무조차 지키지 않으려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예술작업 평가에 객관성을 증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

 

1회의 오디션을 통해 급여체계가 결정되고, 기준이하의 점수를 얻게되면 계약을 맺지 않는 규정은 분명 잔인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오디션'보다 더 냉혹한 자본주의 국가의 논리에서 생각한다면 그리 특별한 문제도 아니다. 실제가 아닌 지극히 이론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말이다.

 

노조와 시의 갈등이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그렇다고 해도 도립국악단이 남긴 상처가 꽤 오랫동안 아물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면 왠지 씁쓸하다.

 

최기우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경제일반전북 농수축산물 신토불이 대잔치 개막… 도농 상생 한마당

완주‘10만490명’ 완주군, 정읍시 인구 바싹 추격

익산정헌율 익산시장 “시민의 행복이 도시의 미래”

사건·사고익산 초등학교서 식중독 의심 환자 18명 발생⋯역학 조사 중

익산동물의약품 규제자유특구 후보 익산, 미래 동물헬스케어산업 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