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개발구상안이 윤곽을 드러내자 자치단체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주요 기능배치를 놓고 전주와 완주 등 각 자치단체가 서로 노른자위 기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 용역을 수행한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는 △전주쪽에 도시 및 주거기능군, 이서쪽에 농업생명기능군을 두고 중간에 혁신기능군을 배치하는 단일도시 중심형(대안1)과 △전주와 이서쪽에 각각 1개씩 2개의 거점을 두고 중간에 혁신기능군을 배치, 축으로 연결하는 트윈도시 중심형(대안2)을 제시했다.
장단점을 비교하면 도시·주거기능군은 전주쪽, 농업생명기능군은 이서쪽 배치를 선호한 단일도시 중심형 방향에 무게가 실려있다.
이 방안이 나오자 완주군은 “주요 기능이 전주쪽에 배치되고 완주쪽은 계륵이나 마찬가지인 시험포만 오는 게 아니냐”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자칫 정치적인 계산까지 가미된다면 혁신도시 조성 자체가 삐걱거릴 수도 있다.
혁신도시는 인구 3만명 규모의 자족기능을 갖춘 도시로 조성되고 2012년에 완성된다. 따라서 현재처럼 전주와 김제, 완주로 행정구역이 분할돼 고착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단일 행정구역으로 변경될 가능성도 높다. 때문에 현재의 시점에서 우리 지역쪽에 발전가능한 기능을 더 많이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그보다는 재원마련 등 어떻게 하면 차질없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 게 더 시급한 과제다.
세계는 지금 지방화시대로 빠르게 변모해 가고 있다. 경쟁의 단위도 국가 또는 개별기업에서 ‘지역’을 중심으로 한 혁신클러스터간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선진국들은 앞을 다투어 혁신주도형 발전전략을 채택하고 이를 적극 추진해 나가고 있다. 우리는 이제야 이런 변화를 각 지역에 접목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마당에 왜 노른자위 기능이 우리지역 쪽에 더 많이 배치되지 않느냐는 따위의 한가로운 논쟁에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기능배치는 전문가들이 영역이어야지 지역이기주의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더구나 주민을 의식한 포퓰리즘적 행태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다만 용역내용중 미흡한 부문이 있으면 수정할 필요는 있다. 그러나 모든 집단의 요구를 수용하려 한다면 용을 그리려다 지렁이를 그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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