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형태만 모사한 전통 '이제 그만'
지역건축의 정체성은 역사적으로 살펴볼 때 도시가 산업화 되고 근대건축, 그리고 현대건축으로 이어지면서 모든 지역 건축의 모습에서 지역적 특성과 정체성이 약해지는 문화적 문제점에서 출발한다.
새로운 공학적 기술이 개발되면서 모든 나라와 지역에서 동일한 재료와 시공 기술로써 소위 세계화되고 현대화된 건물들이 일반화 되었고, 이제는 그러한 사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건축 그 자체가 갖고 있는 문화적 속성으로 인해, 이제는 지역적 정체성을 찾아보기 힘든 건축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불러일으키게 되었다.
건축의 정체성을 논할게 될 때 우리는 지역성을 우선 떠올리게 된다.
지역성이란 일반적으로 지역의 기후 및 지형과 같은 풍토적 요소, 그리고 일상생활을 포함한 사람, 민족성, 역사성 등에 관련된 문화적 요소 등을 말한다.
특히 지역의 문화적 뿌리가 옛 마한, 백제 시대로부터 이어져 2000 여 년의 장구한 역사와 전통을 갖는 우리 전북지역에서는 그 문화적 전통성의 강함과 다양성은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지역적 문화적 전통성을 건축에 구현하고 향유하고자 하는 의지와 애착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애착으로 인하여 우리 지역에서는 남다른 건축적 현대화 과정을 겪었던 경험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일련의 현대 건축물 즉, 전주시청사, 국립 전주 박물관, 도립 국악원, 신, 구 전주역사, 신,구 전주 관문(호남제일문), 강암서예관 등의 건물들에 콘크리트 한옥 기와지붕과 같은 전통양식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건축의 이러한 현대화 방법들은 전통건축이 갖고 있는 고유의 공간감, 비례감 등을 무시한 채 현대적 재료로서 한옥 외관의 재료와 형태만을 거의 모사(模寫)하였다는 비판적 시각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우리지역의 전통성이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표현된 현대적 건물로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는 평가를 또한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전통이란 태생적으로 ‘그 당시의 삶의 표현’이라는 문화적 속성의 측면에서 볼 때, 이러한 직설적 모사 방법만으로는 후세에 물려줄 수 있는 이 시대의 건축적 정체성을 찾기에 매우 부족한 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