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주식 비싸게 되팔기 위한 경영권 취약 대주주용 협박장
최근 적대적 인수ㆍ합병(M&A)에 대한 방어장치 마련을 놓고 정부와 재계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적대적 인수ㆍ합병에 대한 방어는 전적으로 경영진과 주주의 책임일 뿐만 아니라 방어장치 마련 자체가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재계는 국회에 관련 입법을 서둘러 줄 것을 청원하는 한편 외국자본과의 지분제휴 등 자구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같이 자본시장이 발달한 선진국에서는 기업의 적대적 인수ㆍ합병이 빈번이 일어나는데 이때 널리 사용되는 용어중 하나가 그린메일(green mail)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소버린자산운용과 SK(주)의 경영권 분쟁, 칼 아이칸의 KT&G 경영권 위협 등으로 일반대중 사이에 널리 알려진 말이기도 하다.
그린메일이란 미국 달러지폐의 색깔인 그린(green)과 공갈ㆍ갈취를 뜻하는 블랙메일(black mail)의 합성어로 통상 보유주식을 시가보다 비싸게 되팔기 위해 경영권이 취약한 대주주에게 보내는 일종의 협박장이며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을 그린메일러(green mailer)라 부른다.
그린메일러는 대부분 투기적 성격의 기업사냥꾼으로서 자산가치가 높거나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대주주의 지분이 낮은 기업의 주식을 사전에 대량으로 매입한 후 경영진을 위협하여 자신들이 확보한 주식을 시가보다 높은 값에 되사도록 강요하여 프리미엄을 챙기고 있다. 만약 경영진이 요구에 불응할 경우에는 경영권을 빼앗기도 한다.
이러한 기업사냥꾼의 그린메일이 문제가 되는 것은 경영권을 위협하는 그린메일러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는 과정에서 거액의 현금유출로 해당기업의 재무구조가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적대적 인수ㆍ합병에 휘말리게 되어 주가가 급등락하고 그 와중에서 제2, 제3의 그린메일러가 속출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대두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외국자본의 적대적 M&A 시도를 방지하기 위해 그린메일로 받은 돈에 대해서는 50%의 고율 과세를 부과하는 한편 그린메일에 응해 자사주를 매입한 경우에는 주주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의 반그린메일조항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현행법상 한계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외국자본의 적대적 M&A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정부는 주요 선진국들의 반그린메일조항을 참고하여 투기성 자본으로부터 국내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기업들도 황금낙하산 도입, 외국자본과의 지분제휴, 지배구조 개선 등의 자구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행전북본부 기획조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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