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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교공문 하루 30건꼴이라니

학교현장에서 너무나 많은 공문이 남발되고 있다. 하루 평균 30여건 꼴로 공문이 일선 학교에 시달되고 있다니 ‘공문행정’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오래전 부터 학교사회는 관료화되고 경직화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상급기관의 명령과 지시가 학교현장에 획일적으로 전달되고, 일부 학교장은 타당성과 합목적성을 따지지도 않고 그 지시를 마치 신성불가침한 것처럼 여겨 직원과 교사들에게 전가시키는 현실을 우리는 보고 있다.

 

이런 획일성과 경직된 지시 때문에 전문직 업무는 가중되고 교사들은 수업지장에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러니 ‘공문만 없으면 살겠다’는 불만이 나온다.

 

전북도교육청이 연간 발송하는 공문은 학무분야 3,000여건, 관리분야 1,600여건 등 4,600여건에 이른다. 하루 평균 30여건 꼴로 일선 학교에 공문이 시달되고 있는 셈이다. 전주교육청의 경우는 지난해 5,283건의 각종 공문을 받았고, 7,822건의 공문을 발송했다. 박용성 도교육위원(2권역)이 전북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밝힌 수치다.

 

물론 공문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불가피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치단체나 세무서 경찰서 등 유관기관이 협조요청하거나, 학교현장에 들어맞지 않는 지시사항, 관행적인 잡무 수준의 공문 등이 수두룩하고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예컨대 교사들이 FTA를 반대하지 말라는 공문을 학교에 보내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교사들이 FTA를 반대하는 내용을 수업시간에 얘기하려면 수업내용을 미리 작성해서 학교장의 결재를 받으라는 것인데, 얼마나 한심한 작태인가. ‘토론회 참석 및 홍보협조’ ‘상해보험가입 업무협조’ 같은 공문도 있다.

 

또 소규모 학교는 더 문제다. 사무보조원도 없는데다, 큰 규모 학교와 똑같은 분량의 공문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가 더 가중된다. 어떤 경우는 교육청까지 가서 공문을 수령해 와야 할 실정이니 언제 학생들을 가르치고 상담하고 교재를 연구하겠는가.

 

이젠 장학사나 교사들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공문도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전북도교육청이 ‘불필요한 공문 줄이기 운동’을 시범적으로 추진하면 어떨까. 공문을 남발하던 관행이 크게 덜어질 것이다. 일선 학교도 잡무 수준의 공문을 과감히 분리수거하는 적극성을 띨 때 ‘공문행정’도 사그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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